미리 보는 2019년 개봉 한국영화…3‧1운동 100주년 역사물이 대세
미리 보는 2019년 개봉 한국영화…3‧1운동 100주년 역사물이 대세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1.11 14:02
  • 호수 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유관순 재조명한 ‘항거’, 제암리 사건 ‘꺼지지 않는 불꽃’ 등 개봉 예정

세종대왕이 등장하는 영화도 2편… 한석규‧송강호 연기대결에 관심

100억원 이상 투입한 대작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했던 지난해 한국영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는 세종대왕, 유관순, 봉오동 전투를 전면에 내세운 역사물이 대거 개봉한다. 사진은 한석규가 세종대왕 역을 맡아 주목받는 ‘천문:하늘에 묻는다(가제)’
100억원 이상 투입한 대작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했던 지난해 한국영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는 세종대왕, 유관순, 봉오동 전투를 전면에 내세운 역사물이 대거 개봉한다. 사진은 한석규가 세종대왕 역을 맡아 주목받는 ‘천문:하늘에 묻는다(가제)’

2018년은 ‘쌍천만’ 신화를 달성한 ‘신과 함께’의 해였다면 기해년 한국영화는 역사물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다룬 허진호 감독의 ‘천문:하늘에 묻는다’(가제, 이하 천문)와 조철현 감독의 ‘나랏말싸미’,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독립투사 유관순의 생애를 담은 ‘항거’(감독 조민호), 대한독립군의 봉오동 전투를 담은 ‘전투’(감독 원신연) 등이 잇달아 개봉해 ‘명량’ 이후 이렇다 할 흥행대작을 내지 못한 역사물의 부흥에 나선다.

특히 충무로를 대표하는 한석규와 송강호가 다른 영화를 통해 세종대왕을 연기해 주목받고 있다. 먼저 한석규는 ‘천문’에 출연해 2014년 SBS를 통해 방영된 ‘비밀의 문’에 이어 또 한 번 세종을 연기한다. 작품은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으로 평가받는 세종대왕과 당대의 천재 기술자 장영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룬다. 주목할 점은 장영실을 최민식이 연기한다는 점이다. 드라마 ‘서울의 달’과 영화 ‘쉬리’를 통해 만날 때마다 흥행대박을 터트린 한석규‧최민식의 만남만으로도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송강호는 한글 창제를 다룬 ‘나랏말싸미’에 출연, 한석규와는 또다른 세종의 모습을 선보인다. 송강호와 함께 ‘살인의 추억’을 명작 반열에 올린 박해일도 합류한다. 그는 훈민정음 창제에 공을 세웠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인물 중 한 명 ‘신미 스님’을 연기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3·1만세운동을 다룬 작품 또한 두 편 개봉한다. 유관순 생애를 재조명한 ‘항거’와 3·1운동 및 제암리 학살 사건(일본군이 당시 수원 제암리 주민을 집단 학살한 사건)을 다룬 ‘꺼지지 않는 불꽃’(감독 문홍식)이다. 

전자는 유관순 옥중투쟁기에 초점을 맞추고 후자는 내부인이 아닌 이방인 시선으로 당대 역사를 스케치한다. ‘항거’는 대중문화와 예술영역에서 폭넓게 활동 중인 고아성이 유관순으로 분했다. 옥중투쟁을 비롯해 유 열사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꺼지지 않는 불꽃’은 100년 전 조선 독립을 돕고 일제에 맞서 싸우다가 강제 추방당한 선교사 스코필드(Frank W. Schofield)의 시선을 통해 3·1 만세운동의 발단과 전국적으로 퍼진 만세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일본의 만행 등을 조명한다.

광복절에 맞춰 개봉 예정인 ‘전투’는 유해진이 대한독립군 황해철을, 류준열이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로 열연해 봉오동 전투의 역사적 의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시도도 활발하다. 1970년대 정치공작을 주도한 중앙정보부 부장들을 그린 ‘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과 우민호 감독이 ‘내부자들’ 이후 다시 만난 작품. 70년대 박정희 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대선 뒷얘기를 다루는 ‘킹메이커:선거판의 여우’(가제)도 있다. 범죄액션물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지천명 아이돌’ 설경구가 다시 뭉쳤다.

현대물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첫손에 꼽히는 기대작이다. 봉 감독이 ‘마더’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한국 자본으로 만든 영화인데다, 주연을 맡은 송강호와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네 번째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가족이 다른 듯 닮은 박 사장(이선균 분) 가족과 얽히며 벌어지는 얘기다. 

OCN ‘손 the guest’, ‘프리스트’의 흥행으로 안방극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오컬트(초자연적이고 마술적인 이야기)의 인기도 스크린으로 옮겨간다. ‘클로젯’은 아내가 죽고 딸이 실종된 아빠(하정우 분)가 퇴마사(김남길 분)와 함께 비밀을 파헤치는 얘기를 다룬다.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신작 ‘사바하’는 이정재·박정민이 주연을 맡아 신흥종교에 관한 초자연적 사건을 다룬다.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과 박서준이 다시 만난 ‘사자’는 아버지를 잃은 격투기 선수가 구마 사제를 만나 악과 대결한다. 

액션 대작 역시 색다른 소재로 신선한 즐거움을 선보인다. 1월에 개봉하는 ‘뺑반’(감독 한준희)은 레이서 출신 스피드광 사업가(조정석 분)를 뒤쫓는 뺑소니 전담반의 활약상을 그린다. 조정석·윤아 주연의 ‘엑시트’는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재난 액션에 청년 백수 등 현실적 문제를 결합한다.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은 목포 최대 조직 보스(김래원 분)가 국회의원에 출마해 세상을 바꾸는 웹툰 원작 ‘롱 리브 더 킹’으로 돌아온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