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은 꾸준한 약 복용 등 평생 관리 필요
염증성 장질환은 꾸준한 약 복용 등 평생 관리 필요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1.11 14:11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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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의 증상과 치료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희귀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환자 증가세

복통, 혈변, 설사 등 증상… ‘음식 일기’ 작성하는 등 식단관리도 중요

김모(64) 씨는 15년 전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처음 발병했을 때만 해도 복통은 없는데 설사가 계속돼 근처 내과에서 처방받은 약만 복용했다. 꾸준히 약을 먹고, 몇 번이나 병원을 방문했는데도 영 나아지지 않아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의사와 상담 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궤양성 대장염이란 진단이 나왔다. 이후 지금까지 15년간 김 씨에게선 혈변과 설사, 복통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식단 조절, 약 복용 등으로 계속 치료받고 있지만 더 나빠지지도 나아지지도 않고 있다. 이제 완치는 바라지도 않는다. 더 심해지지 않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김 씨가 걸린 궤양성 대장염은 고혈압이나 당뇨와 마찬가지로 완치할 수 없고 평생 함께해야 하는 병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크게 염증성 장질환으로 묶이는데, 서양에서는 인구 1000명당 한명 꼴로 흔한 병이지만, 우리나라는 환자가 많지 않아 희귀병으로 알려졌다. 2011년부터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의 하나인 크론병은 2만 명 이상, 궤양성 대장염은 3만명 이상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증상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기관 중 장을 중심으로 6개월 이상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 질환을 말한다. 증상에 따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베체트 장염으로 분류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장의 내부를 감싸는 점막층에 염증과 궤양이 나타나는 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혈액과 점액이 섞인 묽은 변 또는 설사를 하게 된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심한 복통과 빈혈, 식욕감퇴,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있다. 만약 궤양성 대장염이 직장을 침범하면 변비가 오거나 변을 본 후에도 잔변감이 있는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크론병은 입, 구강, 식도, 위, 소장과 대장,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부분적으로 염증이 나타나는 병으로 보통 소장과 대장을 연결하는 회맹부에 많이 발생한다. 복통과 설사, 장출혈 등이 장기간 계속되고, 그로 인해 빈혈이나 비타민 결핍증, 발열, 식욕 부진, 체중감소 등의 영양불량 상태가 더해진다. 간혹 항문 증상이 이상해 치질인 줄 알고 병원에 방문했다가 크론병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소장과 대장, 직장으로 병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베체트병은 우리 몸 전신에 궤양이나 염증을 동반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베체트병이 소장이나 대장에 침범했을 때 베체트 장염이 생기고, 이를 염증성 장질환으로 분류한다. 베체트병이 장을 침범하는 경우는 대부분 소장과 대장이 연결되는 부위에 문제를 일으키므로 오른쪽 아랫배 통증이 가장 흔하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보다 설사하는 경우는 적으며 때로는 심한 출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염증성 장질환의 예방과 치료

염증성 장질환이 왜 발병하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크게 유전적인 요인, 장내 세균을 포함한 환경적인 요인 등으로 추정한다. 학계에서는 유전적으로 염증성 장질환에 취약한 사람이 흡연, 스트레스, 환경오염, 음주 등에 노출되면 염증성 장질환이 나타난다고 추측하고 있다. 

아직은 완치할 방법이 없어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염증을 가라앉히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주로 자신에 맞는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데 항염증제, 면역억제제, 항생제 등으로 분류되는 약물을 사용한다.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약을 찾기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을 따라야 한다. 간혹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환자 본인 판단으로 약물을 중단하면 재발해서 증상이 악화되고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장 내 염증이 심해지면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장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중앙대학교병원 대장항문외과 박병관 교수는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하지만, 수술은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는 데 일차적인 선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술을 해도 완치한다는 보장이 없고, 상당수 환자가 수술 후 병이 재발하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는 약을 통해 증상을 가라앉히고, 주치의와 충분한 의논을 통해 수술을 판단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평생 관리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음식 섭취가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먹은 후 음식의 종류를 스스로 기록하는 ‘음식 일기’를 쓰는 것을 권한다. 영양소별 섭취량을 파악하고, 증상과의 관계를 알 수 있어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몸에 잘 받고 속이 편한 음식,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음식을 기록하다 보면 본인에 맞는 음식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기록해두면 담당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할 때도 유용하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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