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대한노인회 충북 제천시지회장 “면마다 ‘찾아가는 노인대학’ 설치… 580명이 교양 쌓고 건강도 증진”
김상조 대한노인회 충북 제천시지회장 “면마다 ‘찾아가는 노인대학’ 설치… 580명이 교양 쌓고 건강도 증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1.18 11:03
  • 호수 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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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노인회관 관장, 노인대학장, 특강, 배식도우미 등 1인 5역 해내

시와 사진, 일화 수록한 시집 5권 발간…경로당 회장들 감동 받아

김상조(76) 대한노인회 충북 제천시지회장처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지회장을 찾아보기 힘들다. 김 지회장은 1인 5역의 봉사를 하고 있다. 지회장 직무는 당연한 것이고 노인회관 관장, 찾아가는 노인대학장, 특강 강사, 경로식당 배식도우미 등이 그것이다.

제천시지회는 노인회관 및 별관 건물이 한 부지 내에 있다. 그리고 노인대학, 노인대학원을 비롯해 6개의 면에 ‘찾아가는 노인대학’을 설립해 무려 8개의 노인대학을 운영 중이다. 김 지회장은 이곳들을 방문해 프로그램 강사들을 격려하고 특강도 하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회 건물이 두 채나 된다니….

“과거 제천시보건소로 사용하던 건물을 2011년 노인회가 얻어 지회 노인회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연면적 670평으로 지하에는 당구장, 탁구장, 건강증진실 등이 있다. 지상 1층은 취업지원센터, 카페, 경로식당, 2층은 지회장실과 사무실, 체력단련장, 다용도프로그램실 등으로 쓰고 있다. 그런데 334개 경로당 회장들이 동시에 참석해 행사를 치를만한 공간이 없어 여기저기 장소를 빌리는 등 불편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제천시가 1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회관 부지 내에 2층 별관(연면적 174평)을 새로 지어주었다. 본관과 별관을 합쳐 총 844평에 이른다.”

-노인회관(별관)은 어떻게 운영되나.

“지회 부설 노인대학(80명)과 대학원(80명)이 운영된다. 시의 위탁을 받아 노인교실에서 40개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며 제가 노인회관 관장을 겸하고 지회 직원 21명 가운데 7명이 노인회관 운영을 담당한다.”

-‘찾아가는 노인대학’은 무언가.

“면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은 시내까지 나오기 힘들다. 한수면에서 이곳까지는 백리길이다. 제천시장께 그런 분들에게도 배움의 기회가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간곡히 부탁을 드려 면마다 노인대학을 개설하고 제가 노인대학장을 맡았다.”

찾아가는 노인대학은 6개소에 학생 수는 70명씩 총 420명이다. 따라서 제천시지회 노인대학, 대학원 학생 수는 총 580명이다. 김 지회장은 “20명으로 구성된 실버악단이 노인대학뿐만 아니라 요양원, 각종 노인행사 등에 찾아다니며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노인대학생을 대상으로 특강도 하고 있다.  

-특강에서 무슨 말을 하나.

“제가 60대에 한국시인시조협회를 통해 등단했다. 대표적인 한국시조와 그에 얽힌 일화를 재미있게 소개하면 어르신들이 아주 좋아한다. 특히 중국 당나라양귀의 기구한 운명을 비롯, 황진이가 읊은 시조와 8번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일년에 최소한 8차례 노인대학 강단에 선다.”

김 지회장은 ‘인생은 구름인가?’ 제하의 시집 1·2·3권을 발간했고 오는 3월에 ‘인생은 나그네’란 시집을 펴낼 계획이다. 김 지회장의 시집은 시 한 수마다 일화, 사진 등을 곁들여 마치 김삿갓이 주유천하하며 시를 쓰듯 해 현장감이 넘친다.

김 지회장은 지금까지 총 400여 곳을 다니며 사진 찍고 시를 지었다. 최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가진 싱가포르의 카펠라 호텔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역사적인 현장을 찾은 느낌을 시에 담았다고 한다.

-배식도우미 역할도 한다고.

“시간 나는 대로 지회 경로식당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모자, 마스크를 쓰고 어르신들에게 밥과 국을 퍼드리고 설거지도 도와드린다. 그렇게 복장을 갖추면 사람들이 지회장 인 줄을 모른다(웃음). 앞으로도 시간이 날 때 마다 계속할 것이다.” 

김상조 제천시지회장(왼쪽 네 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회관 앞에서 화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상조 제천시지회장(왼쪽 네 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회관 앞에서 화합의 포즈를 취했다.

-제천은 어떤 도시인가.

“삼한시대부터 농업용수를 공급해오고 있는 의림지는 연중 메마르지 않고 수량이 풍부해 농사에 큰 도움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최근 의림지 역사박물관을 개관해 볼거리가 더 많아졌다. 2년마다 열리는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와 해마다 열리는 ‘제천 한방바이오박람회’도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제천시 인구는 13만5000여명이며 노인은 2만6000여명(19.7%)이다. 제천시지회는 18개 읍·면·동 분회, 334개 경로당이 있다. 김 지회장은 제천 봉양읍 출신으로 지금까지 고향을 지키고 있다. 김 지회장은 봉양농협조합장을 지낸 후 봉양읍삼거리 본동경로당 회장을 거쳐 2016년 4월 1일 제천시 지회장에 취임했다. 대통령표창, 보건복지부장관상, 충청북도지사상을 수상했다.

-농협조합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과거 제천고추가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봉양농협에 고춧가루 공장을 세워 농민들에게 수익을 안겨주었다. 고추를 높은 가격으로 매입한 뒤 공장에서 고춧가루로 만들어 서울에 내다팔아도 밑지지를 않았으니까 그 만큼 도움이 된 것이다.”

-지회장 선거에 나서게 된 배경은.

“저도 지회 노인대학에서 드럼, 난타, 사군자도 배우고 그랬다. 4년여 지회를 왕래하며 노인들을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당시 김 지회장 등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김 지회장은 300여명의 대의원 가운데 46%의 지지를 얻어 무난히 당선됐다. 당선 비결을 묻자 “경로당 회장, 총무들에게 드린 시집으로 인지도가 높아져 그 덕 좀 본 것 같다”며 “소견 발표 때 내세운 노인병원 건립 공약도 주효했다”고 대답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제천 시내에 있는 경로당과 읍·면의 자연부락 경로당이 반반씩으로, 자연부락 경로당 시설이 좀 더 나은 편이다. 제가 지회장이 된 직후부터 전체 경로당을 다 돌았다. 직원들이 수행하고 다니느라 고생 많았다.”

-순회하면서 느낀 점은.

“찾아가는 곳마다 그렇게 반길 수가 없었다. 한 회원은 ‘경로당 생긴지 40년 만에 지회장이 찾아온 건 처음’이라며 좋아하더라. 직원이 애로사항을 메모해 시에 전달,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식으로 해결한다.”

김 지회장은 이어 “한 경로당 화장실이 멀찌감치 마당 한쪽에 있는데다 재래식이라 사용하기 불편하고 겨울철에 낙상의 위험도 많아 시에 개량을 요청했는데 수세식으로 바꾸고 오물 처리관을 길게 뽑느라 1억원이 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지난해 846명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준 취업지원센터는 올해 947명을 목표로 뛰고 있다. 지회 건물 1층에 위치한 ‘소원’ 카페에 전기세, 재료비 등을 지원해준다. 거기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진 70대 어르신 등 5명이 일해 적지 않은 수익금을 가져간다.”

제천시지회는 한궁에 강하다. 전체 경로당에 한궁을 보급했으며 작년에 지회장기 차지 대회를 개최했고 충청북도 한궁대회에서 종합우승을 거둬 우승기를 가져오기도 했다.

김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30분, 직원회의를 시작으로 일과를 시작해 하루종일 정말 바쁘게 지낸다”며 “앞으로도 노인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더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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