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22] 무릎에서 소리가 나요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22] 무릎에서 소리가 나요
  • 허지영 경희미르한의원 광진점 대표 원장
  • 승인 2019.01.18 11:05
  • 호수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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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영 경희미르한의원 광진점 대표 원장]

한의원에서 근골격계 치료를 하다가 흔히 받는 문의 중의 하나가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 때, 또는 앉았다가 일어설 때 무릎에서 두둑 혹은 탁 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죠. 때로는 심각한 표정으로 무릎에 소리가 나는 것이 관절염은 아닌지, 장기간 치료를 해야 하는 무서운 질환은 아닌지를 물어보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관절 속의 음압(일종의 진공 상태) 때문인데, 관절을 비정상적인 위치로 움직일 때 관절 속에 일시적으로 음압이 생겨 기포가 형성됐다가 이것이 터지면서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무릎에서만 나는 것은 아니고, 어린 시절 흔히 하는 장난처럼 손가락 마디나 다른 관절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죠. 따라서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모두 관절 질환은 아니며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소리와 함께 통증이 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연골 연화증, 연골판 파열, 추벽 증후군 같은 관절 질환은 초기에 둔탁한 소리와 함께 통증이 동반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무릎에서 소리가 날 경우, 통상적으로 10명 중 8명은 이상이 없지만, 2명 정도는 무릎 관절염 등 질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무릎에서 거칠고 둔탁한 소리를 유발하는 흔한 질환은 연골 연화증입니다. 연골 연화증은 무릎 슬개골 밑에 있는 연골이 물렁물렁해지고 탄력이 없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과 운동 요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는데요. 증상이 진행된 경우, 병원에서는 관절 내시경을 통해 찢어지고 손상된 연골을 다듬는 연골 성형술을 통해 자기 연골과 관절을 보존하고, 2차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습니다. 하지만 손상이 많지 않고, 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때는 한의원에서 침과 뜸 시술을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한약 처방을 통해 염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두둑’ 하는 소리가 아니라 ‘덜커덕’ 하고 뭔가 걸리는 소리가 난다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소리와 함께 갑자기 무릎이 힘없이 풀리거나 무릎을 틀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연골판 손상 범위가 넓지 않으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지만,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되면 봉합 치료만으로는 관절 기능을 되살리기 힘들기에 ‘연골판 이식술’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월상 연골판은 주로 스포츠 등의 급격한 자극으로 파열되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적인 무릎 문제로 반월상 연골판에 다소간 손상이 생겼다면 오히려 비수술 요법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수술하는 과정에서 조직 손상이 생기고, 수술 후 재활 기간도 길게 소요되며, 간혹 수술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정확히 진단한 후에 한의학적으로, 침 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진정시키고, 매선이나 약침, 뜸을 이용하여 무릎 관절 주변 조직을 강화하여 반월상 연골판에 가해지는 자극을 감소시키는 등의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골 조직은 재생이 잘되지는 않으나 한약 처방을 통해 손상 부위 염증을 예방하고, 주변 조직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확률적으로 일시적인 증상일 가능성이 훨씬 크니까요. 다만 무릎 관절이 덜커덕거리거나 뚝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의 소리가 지속되면서 붓기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수술 대신 한의학 치료를 통해 무릎 관절을 튼튼하게 하고,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으니 걱정하시지 말고 한의원에 가셔서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물어보세요. 

출처: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맑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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