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과 감기는 달라… 예방주사 맞아도 감기 걸려
독감과 감기는 달라… 예방주사 맞아도 감기 걸려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1.18 14:08
  • 호수 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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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감기는 100개 넘는 바이러스가 원인…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독감 환자는 일주일 격리 조치 필요… 감기 환자도 마스크 착용해야

한국 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에서 한 어르신이 독감예방접종주사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에서 한 어르신이 독감예방접종주사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독감에 걸렸다 하면 일주일에서 열흘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앓게 된다. 그래서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한데, 문제는 꼬박꼬박 독감 예방주사를 챙겨 맞아도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독감은 예방주사만으로 70~90%까지 예방할 수 있지만 감기는 다르다. 

간혹 심한 감기를 독감과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독감과 감기는 원인, 증상이 모두 다른 질병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최천웅 교수는 “감기는 리노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등 100여개 이상의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며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기·독감 원인은 바이러스

감기는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급성 질환 중 하나다. 주로 바이러스 때문에 걸리게 되는데 겨울철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겨울엔 습도가 낮아 건조해지면서 코나 기관지 점막이 마른다. 이 때 몸속에서 바이러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기도의 운동량이 저하되면서 밖으로 나가야 할 바이러스가 남아 감기에 걸릴 확률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또 우리 몸은 외부 기온이 변해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그러나 외부의 기온 차가 너무 심하면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 틈을 타 공기 중에 존재하는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다. 

100여개 이상의 바이러스 수만큼 다양한 이유로 감기에 걸리지만, 예방할 방법이나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다양해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기 힘들고, 별다른 효과를 보기도 어렵다. 

독감은 다르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한 종류뿐이다. 그런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해 매년 다르게 나타난다. 그런데도 매년 독감예방접종주사를 맞을 수 있는 것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형 유형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는 그해 겨울 마지막으로 유행한 바이러스가 다음 해에도 유행을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토대로 그해 겨울 예방 백신을 만든다. 다음 해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르게 변형될 수 있고, 주사를 맞으면 면역 지속기간이 3~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마다 예방접종 주사를 맞아야 독감을 막을 수 있다. 

◇감기와 독감에 나타나는 증상

흔히 감기에 걸리면 코가 막히거나 목이 아픈 증세가 오기 시작하고, 1~2일 뒤 가장 심한 증세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4일에서 2주 정도 지속되며, 기침이나 콧물, 목의 통증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잘 먹고 쉬다 보면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이에 비해 독감에 걸리면 38도가 넘는 고열이 생기거나 온몸이 떨리고 힘이 빠지는 등 전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두통과 근육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고, 눈이 시리고 충혈되기도 한다. 기침과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며, 일반 감기보다 폐렴이나 천식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천웅 교수는 “독감에 걸리면 기관지가 손상되어 이로 인한 세균 감염 때문에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65세가 넘었거나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심하면 합병증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감 환자는 타인과 접촉 피해야

감기는 보통 감기 환자의 재채기를 통해 전염된다. 그래서 감기 환자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끼고, 손수건이나 휴지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재채기할 때 맨손으로 가리더라도 손에 묻은 타액이 다른 사람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은 감기보다 전염성이 강하다. 만약 의심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서 독감 확진을 받았다면, 치료한 후 곧바로 집에서 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 증상이 발생한 시점부터 약 5일 정도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독감 환자의 침이나 분비물, 먹던 음식이나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 가족들과도 따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가족이 독감에 걸리면 환자나 보호자 모두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함께 있을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혹시 모르기 때문에 밥도 환자는 따로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직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면 개인위생을 청결히 해 예방하도록 한다. 귀가 후 손을 깨끗이 씻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며 체온을 조절하는 등 청결한 습관은 감염성 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 또 독감이나 감기에 걸린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사람이 너무 많이 모이는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경로당 등 집단 생활하는 시설은 독감 환자의 방문을 제한해야 한다. 60세 이상 노인은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집단 감염의 우려가 높다. 혹시 주변에 독감 예방 주사를 맞지 않은 이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가까운 보건소에서 독감 예방 주사를 맞도록 권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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