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뇨의 증상과 치료…밤에 소변이 마려워 자꾸 깬다면 검진 받아야
야간뇨의 증상과 치료…밤에 소변이 마려워 자꾸 깬다면 검진 받아야
  • 허태성
  • 승인 2019.01.18 14:14
  • 호수 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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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60대 이상 30%가 야간뇨 증상… 신장 이상이나 과민성방광도 원인

배뇨일지 작성이 치료에 도움… 약 복용은 6개월 이상은 해야 효과

서울 양천구에 사는 70대 최모 어르신은 최근 들어 깊이 잠들었던 날을 손에 꼽는다. 한 달 쯤 전부터 소변이 마려워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한 날이 많아진 것이다. 으레 있는 일이거니 했는데, 어떤 날부터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소변이 마려워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면서 한 번 정도 일어나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점점 빈도가 높아지니 일상이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주변의 충고를 듣고 병원을 찾아 야간뇨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야간뇨란 수면 중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밤에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는 것은 노화 때문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병이라고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말한다. ‘1회 이상’이라는 건 1회도 포함하며, 만약 소변이 마려워 2회 이상 일어나는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야간뇨의 증상

야간뇨는 우리나라 60대 이상의 70% 이상이 경험한 가장 흔한 배뇨 관련 이상 증상 중 하나다. 배뇨 관련 이상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과거에는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과 연관된 것으로만 생각해 전립선증이라 불렸으나 최근에는 하부요로증상이라는 용어로 바꿔 부른다. 또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나이가 들면서 하부요로증상을 겪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하부요로증상은 평소 배뇨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되는 빈뇨, 갑자기 소변이 마렵고 참을 수 없는 절박뇨(급뇨), 수면 중 소변 때문에 깨는 야간뇨로 나뉜다.  

이중 야간뇨는 야간의 소변량이 하루 총 소변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야간 다뇨와 그렇지 않은 야간 빈뇨로 구분할 수 있다. 밤에 보는 소변이 하루의 1/3 이상이면 야간 다뇨 증상이고, 자주 일어나 소변을 보는데 양이 많지 않은 경우 야간 빈뇨 증상이다.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윤하나 교수는 “60대 이상이 되면 배뇨 때문에 잠을 깨는 분이 전체의 30% 가까이 되고, 그중 절반이 두 번 이상 본다”며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는 게 며칠 이상 반복되고, 증상 때문에 잠을 못 자 괴롭다면 꼭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간뇨의 원인

야간뇨가 나타나는 것은 콩팥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우리 몸에서 소변이 만들어지는 곳을 콩팥(신장)이라고 하는데, 콩팥을 이루는 필터가 신체 곳곳의 각종 노폐물을 걸러내고, 필요한 물질을 다시 혈액으로 돌려보내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콩팥에서 걸러진 혈액 속 노폐물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콩팥이 필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소변을 너무 많이 만들어내면서 야간뇨가 발생할 수 있다. 

다른 질환 때문에 야간뇨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당뇨는 소변량을 늘리는 부작용이 있어 야간뇨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전립선 비대증이나 방광염, 방광결석, 만성 신부전증 등은 야간뇨 증상이 나타나는 대표적 질환들이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보통 성인의 하루 수분 섭취 권장량은 1.5~1.8L이다. 이보다 많이 마시는 경우 야간뇨 증상이 나타난다. 윤하나 교수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며 “아침에 일어나서 한 잔, 식후 30분 뒤 한 잔, 잠자리에 들기 바로 전 말고 몇 시간 정도 전에 반 잔은 꼭 마시고, 나머지는 틈틈이 갈증이 나거나 운동한 뒤에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물은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천천히 마시는 게 좋고, 아침 첫 잔 말고는 한꺼번에 마시지 않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깨어나서 생활할 때는 4시간에 한 번 정도 소변을 보는 것이 정상인데, 수면 중에는 소변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는 우리 몸에서 항이뇨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항이뇨호르몬이란 수면 중엔 우리 몸을 돌며 걸러진 소변이 방광 안에 천천히 찰 수 있도록 하는 호르몬이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항이뇨호르몬이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야간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야간뇨의 치료

야간뇨는 증상 자체도 문제지만, 증상 때문에 잠을 못 자 낮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꼭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 부족으로 낮에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텔레비전를 보다가 조는 등 주의력이 떨어지고 일과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또 어르신들의 경우 밤에 화장실에 가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여성 환자의 경우 화장실을 자주 가는 증상으로 비뇨기과를 찾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며 참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윤 교수는 “눈이 아프면 안과에 가고 코나 목이 아프면 이비인후과에 가듯이 방광 문제이기 때문에 비뇨기과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간뇨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으면 가장 먼저 배뇨 일지를 받게 된다. 배뇨 일지는 며칠 동안 소변을 볼 때마다 일지를 작성해 얼마나 많은 빈도로, 얼마만큼 양의 소변을 보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일지다. 일지를 통해 야간 빈뇨인지, 야간 다뇨인지 확인한다. 

이후 환자마다 증상에 맞는 약을 처방받는데, 보통 야간뇨를 치료하는 약은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민성방광일 경우 방광을 안정시키는 약을 처방받고, 항이뇨호르몬이 부족해 야간뇨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호르몬을 촉진하는 약을 처방받는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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