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논란 부른 서울시의 광화문 광장 개편안… 특정인을 위한 전략이어선 안 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논란 부른 서울시의 광화문 광장 개편안… 특정인을 위한 전략이어선 안 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1.25 11:10
  • 호수 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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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동상을 이전하고 면적을 대폭 확장하는 내용의 광화문광장 개편안을 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서울시는 2021년 5월까지 1040억원을 들여 광화문광장을 새로 만든다는 계획을 1월 21일 발표했다. 서울시가 공개한 광화문 재구조화 국제설계 공모 당선작은 지상은 비움, 지하는 채움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상은 세종문화회관 쪽 차로가 광장으로 편입돼 광장 면적이 3.7배 늘어나고, 경복궁 전면에 약 3만6000㎡의 역사광장을 조성하며 역사광장 남측으로는 약 2만4000㎡의 시민광장을 조성한다. 현재 지상의 구조물과 배치를 정리해 경복궁과 그 뒤 북악산의 원경을 광장 어디서든 막힘없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광화문광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장군 동상의 이전 여부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하는 현재 단절된 공간을 하나로 통합해 지상 광장과 연결되도록 하고, 콘서트나 전시회 등의 문화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또 광화문~시청~을지로~동대문에 이르는 4㎞ 길이의 지하 보행로를 조성해 보행권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존 5호선 광화문역과 1, 2호선 시청역을 비롯해 수도권 서북부와 동남부를 고속으로 연결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을 유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지하보도로 연결되는 광화문역~시청역에 총 5개 노선(GTX-A,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1‧2‧5호선) 환승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러한 입장에 정부 부처는 난색을 표했다. 

현재 서울시 설계 당선작에 따르면 정부서울청사 건물과 주차장 등이 모두 광장에 편입되는 것으로 돼 있다. 주차장은 공원으로, 청사경비대·방문안내실(민원실)·어린이집은 사직로 우회도로(6차선)로 편입될 예정이다. 정부서울청사 부지 60% 이상이 역사광장에 수용되는 셈이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행정안전부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 정부서울청사 일부 건물과 부지가 일방적으로 공원‧도로에 들어갔다”며 “수용이 곤란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사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24일 “행정안전부와 기관간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며, 설계 과정에서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공모 당선작의 청사 내 공간 활용계획은 당선자의 창의적 제안으로 확정된 계획이 아니고, 구체적 설계를 위해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하는 만큼 연말까지 진행되는 실시설계 과정에서 양 기관이 협의해 최적의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가 밝힌 GTX-A가 지나가는 광화문 복합역을 만들겠다는 구상에 국토교통부는 “서울시가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면 고려하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약 3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GTX-A 노선은 평균 시속 100㎞로 달리며 수도권 남북을 잇는다. 서울에서는 연신내, 서울역, 삼성역, 수서역을 통과하는 안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광화문역까지 추가해 도심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그러나 비용 문제가 남았다. GTX-A 노선은 기존 설계안에 따라 공사에 착수했는데 광화문역이 추가되면 설계 변경은 물론 공사 비용 추가가 불가피하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광화문역 추가 설치에 따른 일체 비용을 서울시가 부담했을 때 가능한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시는 “GTX-A노선에 광화문역 추가를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에 필요한 예산 10억 원을 확보해둔 상태이고 연내 타당성 조사를 완료해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과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라고 말하지만 2021년이라는 기한을 못박은 서울시의 발표가 갑작스럽게 들린다. 2022년 대선에 맞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는 이유다. 광화문광장은 시민을 위한 광장이다. 특정인의 선거전략에 이용되는 건 절대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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