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입장 밝혀… “국민연금의 주주권 적극 행사하겠다”
문 대통령,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입장 밝혀… “국민연금의 주주권 적극 행사하겠다”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9.01.25 11:20
  • 호수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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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국민연금의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을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적극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1월 23일 청와대 공정경제추진 전략회의에서 “앞으로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선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틀린 것을 바로잡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큰 집의 집안일을 맡은 집사(스튜어트)처럼 고객과 수탁자가 맡긴 돈을 자기 돈처럼 여기고 최선을 다해 관리·운용한다는 지침이다. 한 마디로 기관투자가로서 적극적 의사결정을 행사하겠다는 지침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기업의 견제 장치로 국민연금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자산 규모가 637조원으로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규모는 지난해 9월말 현재 약 124조원으로 가장 ‘큰손’이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만 300곳에 이른다. 이중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할 경우 국내 기업들이 경영권 침해를 당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박 장관 “기금 수익 제고가 목적”

이와 관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민연금 기금이 부당하게 사기업에 개입하는 것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국민연금 개편안 현안질의를 위해 소집한 전체회의에 출석해 “단지 하나의 목적은 기금운용 장기 수익성 제고로, 그 원칙하에서 철저히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영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우려하는 재계와 야당에 공식 답변한 것이다.

주무부처 장관과 대통령의 발언이 어긋나는 것 같지만,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한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전문위’는 주주권 행사 반대

한편, 23일 열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조양호 회장 일가 일탈 행위로 기업가치가 훼손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전문위원회는 조 회장 등 회사 이사들의 배임 행위와 총수 일가의 각종 ‘갑질’ 행위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주주가치가 훼손됐는지를 검증하고, 주총에서 주주권행사 방안과 이후 후속 조치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주주제안을 통한 이사해임, 사외이사선임 정관변경 요구 등 경영참여형 주주권행사에 부정적 의견을 많이 냈다.

총 위원 9명 중에서 대한항공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찬성 2명, 반대 7명이었다. 한진칼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찬성 4명, 반대 5명이었다.

찬성한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반대 측은 “단기매매 차익 반환 등 기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맞섰다.  

전문위원회는 논의 결과를 29일 실무평가위원회에 보고한다. 이어 2월 1일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한다. 기금운용위에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여부 및 행사범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됐다.  

조종도 기자 jdch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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