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용들의 전쟁
[디카시 산책] 용들의 전쟁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9.01.25 14:17
  • 호수 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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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들의 전쟁

세계 두 정상이 으르렁거린다

눈치만 봐야하는 힘없는 우리

등골만 더 휜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끝이 보이지 않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서로의 자존심을 걸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날을 세운 채 한 쪽이 관세를 올리면 다른 한 쪽은 또 보복으로 맞서고 있다. 힘 있는 나라야 그래도 살 수 있다지만 두 강국에 끼여 있는 우리는 두 나라의 눈치를 살피느라 말이 아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약소국의 비애, 그 틈바구니에서 어떤 게 국익에 좋은지를 가늠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나라 안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여야가 대립하고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남녀 성 대립은 서로를 향해 불신의 날을 세운 채 비난과 책임을 전가시키면서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내 눈 앞의 사안만 챙기면서 시끄러운 사이, 없는 사람들의 살림은 이 추운 겨울 더 궁핍해지고 있다. 연탄 한 장 값을 올리지 말아달라는 호소는 묻혀버리고 허공만 맴돌 뿐이다. 이제 그만 국익을 생각하자. 서로에게 조금만 따뜻한 눈길을 보내자.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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