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실버집사가 알아둬야 할 고양이 기르기 상식 “사람이 먹는 참치나 우유, 고양이한테 해로워요”
초보 실버집사가 알아둬야 할 고양이 기르기 상식 “사람이 먹는 참치나 우유, 고양이한테 해로워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1.25 14:41
  • 호수 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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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털‧모래 날려 기관지 약한 사람은 맞지 않아… 벽지‧쇼파 긁어대 주의

날생선‧생고기 등 살모넬라균 감염 위험… 초콜릿‧양파‧마늘 등은 독

수십 년간 개를 돌봐온 하성웅(64) 씨는 최근 딸이 분양해준 고양이를 함께 기르기 시작했다. 영역동물이라 매일 산책을 시켜주지 않아도 되고 크게 손이 안 간다는 말을 듣고 키워보기로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딸에게 모진 소리를 들어야 했다. 사료는 다 같다고 여겨 개 사료를 고양이에게 먹였던 것이다. 하 씨는 “개를 키운 경험으로 돌보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알아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최근 고양이를 돌보는 노인, 일명 ‘실버집사’가 늘어나면서 고양이를 돌보는 상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소비자의 반려동물용품 구매량은 23%나 늘었는데 고양이 미용용품 구매가 전년보다 85% 증가해 전체 반려동물 품목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털과 함께 지낼 각오해야

이처럼 고양이는 개와 함께 대표적인 반려동물로 자리잡았지만 개를 기르듯이 접근했다간 낭패를 보기 마련이다. 일단 고양이는 털 빠짐이 심하다. 고양이를 입양하면 집안 여기저기서 흩날리는 털과 사투를 벌이는 게 일상이 된다. 검정색 등 어두운 색 옷을 입으면 금방 고양이 털 범벅으로 변한다. 밥을 먹다가 음식에서 고양이 털을 발견하는 일도 잦다. 입양을 결심했다면 털과 함께 지낼 각오를 해야 한다. 

고양이는 배변 후 흙이나 모래로 덮는 습성이 있다. 따로 배변 훈련을 하지 않아도 모래만 깔아주면 능숙히 화장실을 이용한다. 보통 화장실에는 흡습제인 벤토나이트로 만든 모래를 쓴다. 냄새도 덜어주고, 금방 굳어 뒤처리도 편하다. 다만 이 모래 때문에 먼지 날림에 시달리기도 한다. 집안 곳곳에 모래가 굴러다니는 일명 사막화 현상도 감안해야 한다. 모래에 섞인 미세한 입자들이 공기 중에 날리며 집안을 건조하게 만든다. 두부모래 등 입자가 큰 ‘펠릿’ 형태로 된 제품을 사용하는 대안도 있지만 기관지 질환이 있다면 입양 전에 신중히 생각해보는 게 좋다.

고양이는 발톱을 거친 표면에 긁어 날카롭게 유지한다. 이러한 행위를 스크래치라고 하는데 영역 표시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이라면 나무를 긁겠지만, 집에선 가구나 벽지를 긁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골판지 등으로 만든 스크래쳐를 집안 곳곳에 비치하면 스크래치로 인한 말썽을 최대한 피할 수 있다. 발톱을 주기적으로 깎아서 짧게 유지하는 것도 스크래치로 인한 가구 훼손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고양이를 키우면 병원비가 많이 든다. 입양 초기에는 각종 예방접종과 중성화 비용이 들어간다. 매달 들어가는 심장사상충 예방약 비용, 매년 하는 추가 접종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혹여나 다치거나 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더 문제다. 가벼운 감기나 상처라도 사람보다 몇배 많은 치료비를 청구 받게 된다. 일부 보험사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상품이 나오기도 했지만, 보장되는 항목이 적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고양이는 야행성 동물이어서 낮은 대부분 잠으로 보내고, 밤에는 먹잇감 사냥에 나선다. 집고양이들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하염없이 잠만 자던 고양이들이 밤에는 활발히 뛰어다닐 때가 많다. 고양이들이 뛰어노는 소리에 잠을 설칠 수도 있다. 

잠들기 전 밥을 주면 잠 잘자

이런 고양이 습성을 감수하고 살 자신이 없다면 생활 습관을 바꿔놓아야 한다. 잠들기 전에 고양이와 충분히 놀아준 다음 밥을 주면 고양이들도 얌전히 잠을 잔다. 짧게 여러 번 자는 고양이 습성상 새벽에 다시 깨긴 하지만, 그전까지는 고요하다.

흔히 고양이는 독립적 성향이 강해 외로움을 덜 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통념과 달리 고양이들도 외로움을 탄다. 고양이들을 집에 혼자 남겨두는 시간이 길수록 외로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심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 맡긴다’라는 속담이 있듯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조리나 가공되지 않은 생선을 고양이에게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날생선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 날생선의 효소가 비타민B의 티아민을 파괴하기 때문에 영양적으로도 좋지 않다. 마찬가지로 익히지 않은 육고기도 주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강아지 사료를 주는 사람도 간혹 있는데 고양이에게 필수적인 영양성분인 타우린이 함유돼 있지 않아 장기간 섭취 시 영양실조가 생길 수 있다. 유제품도 주의해야 한다. 사람이 먹는 우유와 치즈에는 고양이가 소화시킬 수 없는 락토스 성분이 함유돼 있다. 사람용 유제품을 고양이가 먹으면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락토 프리 우유나 고양이 전용 우유, 소량의 무염 치즈는 줘도 괜찮다.

강아지에게 유해한 초콜릿은 고양이에게도 독이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에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특유의 씁쓸한 맛을 내는 이 성분은 고양이에게 경련과 구토, 발작 등의 증상을 일으키므로 절대로 먹게 해서는 안 된다.

한식의 필수 재료인 양파나 파, 부추, 마늘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고양이가 소화할 수 없는 티오황산염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익혀서 먹더라도 고양이의 적혈구를 파괴해 빈혈을 일으킨다. 이 재료들을 이용해 요리를 한 후에는 혹시 떨어뜨린 조각이 없는지 잘 살펴봐야겠다.

이외에도 사람이 먹는 음식은 무조건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선호하는 참치의 경우도 고양이 전용을 먹여야지 사람이 먹는 건 염분이 많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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