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에바 알머슨’ 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림
예술의 전당 ‘에바 알머슨’ 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2.01 11:46
  • 호수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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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 프로젝트에 참가한 스페인 작가로 친숙

에바 알머슨의 대표작 ‘활짝 핀 꽃'
에바 알머슨의 대표작 ‘활짝 핀 꽃'

지난 1월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들어서자 ‘활짝 핀 꽃’이 관람객을 맞고 있었다. 동그란 얼굴에 유난히 작은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과 그의 머리카락을 나무로 표현한 이 작품은 보고 있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났다. 이 작품 외에도 밝고 화사한 색으로 온화한 표정을 가진 사람들을 그린, ‘행복 전도사’ 에바 알머슨(50)의 작품은 시종일관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이 오는 3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5·6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유화, 판화, 드로잉, 대형 오브제 등 총 150여점의 작품을 마련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시는 집을 주제로 8개의 방으로 구성돼 알머슨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화풍으로 그려진 소소한 일상을 소개한다. 1969년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태어난 알머슨은 현재 바로셀로나를 비롯 세계 각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10년 전 우연히 한국을 방문해 현재까지 작품을 통해 꾸준히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남산타워, 북촌 등 서울의 풍경, 한국 음식, 건물, 사람들의 모습 등 서울의 일상이 녹아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알머슨의 매력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을 특별하게 바꾼 데 있다. 그의 작품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꽃, 산, 공기, 반려동물, 길 등 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들이지만 거리낌 없는 유머와 매력, 솔직함과 만나면서 따뜻한 감성을 전달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 ‘교감’(2017)과 ‘페트라와의 산책’(2018)이다. 먼저 ‘교감’은 요가 혹은 필라테스를 하고 있는 여자와 함께 작은 강아지를 그린 작품으로 빨간 운동복을 입고 흐뭇하게 정면을 바라보는 여자의 모습과 앞발을 들고 애교를 부리는 강아지의 모습이 어우러져 웃음을 유발한다. 

‘페트라와의 산책’은 큰 개와 산책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인간과 동물이 말없이 서로를 의지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포근하게 담아 미소를 짓게 한다.

알머슨은 또 몇 해 전 우도 해녀들 집을 방문한 뒤 자연친화적이고 검소하며 인정 많은 해녀들의 모습에 반했다. 강하고 독립적인 해녀들을 드로잉으로 밝고 건강하게 표현한 작품을 제주 지역 신문에 싣기도 했다. 또 2016년에는 세계무형유산 등록을 위한 제주 해녀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2017년 6월에는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 ‘엄마는 해녀입니다’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번 전시의 일곱 번째 방에서 그녀가 제주 해녀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려낸 작품들을 원작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녀만의 시각으로 그려낸 제주 해녀에는 역시 따뜻한 인간애가 넘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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