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식 대한노인회 충남 논산시지회장 “농협 조합장 보다 더 힘든 자리… 심부름 한다는 각오로 임해”
임장식 대한노인회 충남 논산시지회장 “농협 조합장 보다 더 힘든 자리… 심부름 한다는 각오로 임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2.15 13:25
  • 호수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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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 프로그램 강사 52명으로 대폭 늘려 경로당 활성화 

23억원 시 지원 받아 8월에 새 회관 준공… “논산시에 감사”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가장 좋다고 말할 수 있다.”

2월 11일, 충남 논산시 해월로에 위치한 노인회관에서 만난 임장식(78) 대한노인회 충남 논산시지회장은 ‘경로당 시설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렇게 자신 있는 답을 내놓았다. 임 지회장은 “515개 전체 경로당에 노인들의 건강과 여흥을 위한 다양한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췄고 노후된 부분은 시에서 바로바로 교체해주고 있어 더 이상 요구할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지회장은 “어느 도시보다도 논산의 시장과 시의장이 노인에 대한 공경심과 배려심이 높은 점에 감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회 건물이 오래 된 듯 낡았다.

“그렇지 않아도 회관 신축이 진행 중이다. 세무서 옆(강산동 666번지)에 8월 말 준공 예정으로 연건평 660평, 2층 건물을 짓고 있다.”

시 예산 23억원이 들어가는 새 노인회관의 1층은 공동작업장, 2층은 사무실 겸 회의실 등으로 쓰인다. ‘회관 마련까지 많은 어려움이 따랐겠다’고 말하자 임 지회장은 “전 지회장이 열심히 다닌 결과”라며 전임 지회장의 공으로 돌렸다. 논산시지회는 번듯한 건물이 하나 더 있다. 2년 전 시와 삼성전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을 받아 지은 시니어일자리센터 ‘동고동락’으로 1, 3층은 식당과 회의실, 2층은 시니어클럽과 공동 사용하고 있다.

-논산시는 어떤 도시인가.

“관촉사 등 8경이 유명하고, 유교 사상의 하나인 기호학파(김장생)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국방산업단지에 3군사관학교가 입주할 계획이며 시의 경제정책에 따라 중소기업이 많이 들어와 있다. 우리나라에서 원룸이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베트남·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3800여명 외국인 근로자들의 숙소가 대부분이다. 이곳 마트에서 생필품을 구하는 그들이 지역경제에 주는 도움도 무시할 수 없다.”

논산시 전체 인구는 12만5000여명, 65세 이상은 2만9000여명으로 초고령 사회이다. 논산시지회는 15개 분회, 515개 경로당이 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2만2500여명이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전국에서 제일 낫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기청정기, 노래방 기기, 안마 기기가 다 들어가 있다. 무엇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즉시 시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

-논산시장이 노인회에 협조적인가 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 황명선 논산시장, 김진호 시의장,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공무원들도 ‘동고동락’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독거노인을 보살피는 일서부터 경로당 시설 지원까지 노인복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임 지회장은 이어 “독거노인들 5~10명이 경로당에서 함께 숙식할 수 있는 행복나눔공동체를 시 예산으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경로당 프로그램은 어떤가.

“무료하게 시간만 보내는 경로당엔 노인들이 오지 않는다. 제가 오고 나서 32명이던 프로그램 강사를 52명으로 늘려 수지침, 붓글씨, 발마사지, 노래교실 등 12개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다. 경로당마다 어떤 프로그램을 원하는지 조사를 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경로당에 급식도우미도 지원되는지.

“논산시에는 경로당 ‘행복식당’이란 제도가 있다. 15개 읍면에 하나씩 지정한 행복식당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식사를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로당 1층은 식사 설비가 돼 있고 2층은 노래방 기기가 준비돼 있다. 오전에 프로그램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 다시 프로그램을 하나 더 운영하는 식이다. 잘 되는 경로당에는 70~80명이 모이기도 한다.”

-경로당 운영비는.

“매달 15만원, 일년에 180만원. 거기에 냉·난방비 160만원을 더하면 340만원이다. 올해부터 쌀 대신 현금으로 지급돼 모두 합치면 400여만원이다. 전국의 경로당으로 확대해 볼 때 나라에서 노인들에게 해줄 만큼 한다고 봐야 한다.”

-노인대학은 어떤가.

“3곳의 노인대학에 400여명이 다니고 있다. 강의도 다양하고 배움의 열의도 대단하다. 일년에 두 차례 문화탐방을 다녀오고 글로벌 교양과정이라고 해서 영어도 배운다.”

임장식 논산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회관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임 지회장 왼편이 김오형 사무국장, 오른편이 손영미 총무부장.
임장식 논산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회관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임 지회장 왼편이 김오형 사무국장, 오른편이 손영미 총무부장.

지회 부설 노인대학 한자반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2년 전 한자반 어르신 13명 전원이 한국어문회가 주관하는 한자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것. 당시 88세 최고령으로 합격한 강복례 어르신은 “시험 보는 것으로 만족했는데 합격까지 할 줄 상상도 못했다”며 기뻐했다.

임 지회장은 “해마다 이틀 동안 장기, 한궁, 게이트볼, 그라운드 골프 등 어르신체육대회 개최를 통해 노인 건강 증진과 단합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장식 지회장은 논산 출신으로 군 제대 후 경기도 가평군청에서 공무원 생활(8년)을 했다. 이후 고향으로 내려와 농협 조합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논산시체육회 부회장, 새마을지도자회 고문 등 각종 단체의 리더로서 사회봉사를 오래 했다. 건양대학 경영행정대학원,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업대학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논산 취암분회 자문위원, 부창분회 고문을 거쳐 작년 4월, 제15대 논산시지회장 선거에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조합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농업인들의 삶은 소외되고 단조롭다. 그분들에게 ‘열심히 하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동고동락의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면서 인간적인 관계를 잘 맺었다. 지금도 만나면 서로 반가워하고 안부를 묻는 사이다.”

-대한노인회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새마을지도자 모임, 농업경영인 모임 등 관변단체에서 자문 등을 해달라고 연락이 온다. 노인회도 그 중 하나이고 전임 지회장이 동창인 관계로 자연스럽게 인연이 닿았다. 마지막으로 여생을 노인들을 위해 심부름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지회장 1년 해보니 어떤가.

“어렵다. 조합장 보다 훨씬 힘들다.”

-어떤 점이 어려운가.

“노인회가 하는 대부분의 사업이 정부 위탁이라 정부로선 주어진 예산을 제대로 쓰는지, 사업을 잘 수행하는지 감시까지는 아니지만 체크를 한다. 거기에 부합되게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얘기다.”

-앞으로의 계획은.

“당연히 노인일자리 확충이다. 노인들이 나이에 비해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하다. 다행히 우리 직원들이 잘 하는 게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자리에 노인들을 연계해주는 일이다. 업체에서 고추·딸기 꼭지 따는 일을 노인들이 해주기를 바란다. 우리가 중간에서 일년에 300~400명의 노인들에게 이런 자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임 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대한노인회 조직이 잘 돼 있고, 잘 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나름 존경 받는 경로당 회장들이 순수하고, 또 그분들이 보람과 긍지를 갖고 경로당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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