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정월대보름 풍습과 축제…남산한옥마을 축제 등 가볼만
다양한 정월대보름 풍습과 축제…남산한옥마을 축제 등 가볼만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2.15 13:55
  • 호수 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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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은 예부터 액운 털고 복을 맞이하는 날

[백세시대=이수연기자]

동국세시기엔 “먼저 달 보는 사람이 재수 좋다” 기록…‘액’이라 쓴 연 날려

견과류, 오곡밥 등 먹으며 한 해 건강 기원…남산한옥마을 축제 등 가볼만

정월대보름이면 선조들은 한 해의 액운을 모두 태워버린다는 의미로 달집태우기 등을 진행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달집태우기 행사를 진행한다.
정월대보름이면 선조들은 한 해의 액운을 모두 태워버린다는 의미로 달집태우기 등을 진행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달집태우기 행사를 진행한다.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객지에 나간 사람이 설에 부득이 집에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정월대보름에는 꼭 돌아와야 한다는 뜻의 속담이다. 매년 음력 1월 15일인 정월대보름은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졌던 날이다. 

우리 조상들은 달이 밝은 밤을 신비롭게 여겼다. 특히 설날부터 대보름날까지 15일 동안 축제일처럼 지내며, 먹는 것을 골라 먹고, 나쁜 기운을 털어내는 풍습을 행하곤 했다. 오죽하면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그만큼 정월대보름은 액을 끊고 복을 맞이하는 놀이와 다양한 풍습이 전해 내려온다. 집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부럼을 깨물어 먹고, 마을에서는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제(祭)를 지내고, 놀이를 하는 등 흥겹게 보냈다. 요즘에도 정월대보름이면 지역마다 고유의 행사를 치르기도 한다. 올해 정월대보름은 2월 19일이다. 새해 첫 보름날을 맞아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던 정월대보름의 풍습과 음식,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행사 등에 관해 알아본다. 

◇정월대보름 풍습

예부터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는 달로서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는 풍습이 전해진다. 선조들은 정월대보름에 뜨는 보름달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동국세시기’에는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재수가 좋다”고 적혀 있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제관을 선출하고, 마을의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를 지냈다. 대보름날이 되면 ‘액’ 연을 띄운다. 연에다 액(厄)이나 송액(送厄: 액을 날려 보낸다), 송액영복(送厄迎福: 액을 날리고 복을 맞는다), 신액소멸(身厄消滅:병과 액을 물리친다)이라고 쓰고 하늘에 띄우는 것이다. 연을 띄우고, 얼레에 감겨 있던 실을 모두 풀거나 끊어서 멀리 날려 보내면 액이 날아가고 복이 온다고 믿었다. 

또 마을마다 쥐불놀이나 달집태우기 등 불을 이용한 놀이도 했다. 쥐불놀이는 마을 부근의 논두렁이나 밭두렁 곳곳에 짚을 놓고 해가 지면 일제히 불을 놓는 놀이다. 들판에 불을 놓으면 쥐를 박멸하고, 논밭의 해충을 제거할 수 있어 다음 해 농사를 위한 놀이이기도 했다. 사방에서 일어난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 마을의 길흉을 점치기도 했다.   

달집태우기는 생솔가지 등을 높게 쌓아 올려 무더기를 만들어 세우고 보름달이 뜬 밤에 태우는 놀이다. 또 달집이 한꺼번에 잘 타오르면 풍년이고, 도중에 꺼지면 흉년이 든다는 말도 있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

정월대보름에 먹으면 의미가 더해지는 음식들도 있다. 이른 아침에 먹는 날밤, 호두, 은행, 잣 등의 견과류는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한다는 뜻이 담겼다. 특히 이날 무렵에 매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데, 영양가가 풍부한 견과류를 섭취함으로 피부 질환을 예방하고자 하는 지혜가 담겼다. 

이날 음식으로는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 등의 곡식을 섞어 만든 오곡밥을 지어 먹었다. 대보름날 손님이 오곡밥을 많이 얻으러 와야 풍년이 든다고 여겨 아이들이 소쿠리를 들고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오곡밥을 얻으러 다녔다. 

가을에 거두어 말려놓은 호박, 가지, 시래기, 곰취 같은 나물을 삶아 무쳐 먹으면 1년 동안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옛날에는 겨울철에 신선한 채소를 구하지 못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정월대보름 축제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개최된다. 풍물단 공연이나 노래자랑 등 지자체마다 특색을 살린 행사와 함께 보름달을 맞이하는 것이다. 

경기 용인시 전통문화 테마파크 한국민속촌은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다양한 민속 행사를 펼친다. 달집태우기, 장승을 세워 마을 공동체의 액운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장승 혼례식, 오곡밥 나누기, 마을의 풍요를 기리며 볏가릿대를 세우는 등의 행사가 한국민속촌 곳곳에서 펼쳐진다.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행사들도 있다. 커다란 윷가락을 던져 한 해 운을 점치는 윷점을 볼 수도 있고, 악귀를 쫓는 부적을 만들거나 장승을 만드는 체험 활동은 방문객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다. 2월 19일까지 한국민속촌 곳곳에서 펼쳐지고, 한국민속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용인 한국민속촌 031-288-0000

서울시는 양천구, 도봉구, 노원구 등 지자체마다 정월대보름을 맞이해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서울시에서는 대부분 행사가 도심 외곽이나 강변에서 진행되는데, 남산타워가 가까이 보이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도 2월 19일 오후 3시부터 ‘정월대보름과 친구들’ 행사가 열린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하는 남산골 한옥마을 행사는 부럼 깨기, 귀밝이술 시음 등 정월대보름 음식 먹기가 진행되고 북청사자놀음, 불꽃극 등의 공연도 볼 수 있다. 오후 7시부터는 달집태우기를 시작한다. 달집태우기가 끝난 후에도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남산한옥마을은 동절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문의: 남산골 한옥마을 02-2261-0517

국립진주박물관에서는 박물관 일원에서 ‘2019 달하 노피곰 도다샤’ 행사가 열린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는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 노래이자 한글로 기록돼 전해지는 가요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달님에게 안전을 비는 백제 어느 행상인 아내의 노래 제목이다. 10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난 11월 30일 재개관한 국립진주박물관은 2월 16일부터 19일까지 지신밟기 공연, 부럼 깨물기, 특별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국립진주박물관 기획운영과 055-740-0693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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