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새벽배송 전쟁…밤 늦게 주문해도 새벽이면 신선 식재료가 문 앞에
유통가 새벽배송 전쟁…밤 늦게 주문해도 새벽이면 신선 식재료가 문 앞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2.15 14:17
  • 호수 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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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마켓컬리, 쿠팡 등 신선식품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 배달

롯데마트 2월부터 ‘30분 배달’ 서비스, GS홈쇼핑 당일배송 등 실시

최근 유통가에서는 전날 밤 주문해도 다음날 이른 아침 배송을 해주는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유통가에서는 전날 밤 주문해도 다음날 이른 아침 배송을 해주는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임미향(55) 씨는 지난 2월 8일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다음날이 남편 생일인 것을 떠올렸다. 명절을 지내고 바쁘게 지내다가 깜빡한 것이다. 미역국 재료를 미처 사놓지 못했고 집앞 마트도 문을 닫은 상황. 하지만 임 씨는 다음날 아무 문제없이 아침상에 미역국을 올려놓았다. 전날 밤 주문해도 다음날 오전 7시 전 문 앞에 놓고 가는 새벽배송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임 씨는 “일정 금액 이상만 사면 무료로 배송해줘 굳이 힘들게 마트에 갈 필요도 없고 재료도 신선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통가에는 전날 밤에 주문해도 다음날 아침에 배송을 완료하는 일명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해마다 커지는 새벽배송 시장에 최근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속속 뛰어 들면서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이다. 2015년 100억원 대에 불과했던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대 규모로 껑충 성장했다. 

새벽배송 경쟁은 유통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물건 자체에는 이상이 없는 다른 물품과 달리 계란, 고기, 야채 등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 배송 분야에서 치열하다. 실제 새벽배송을 내세운 업체 중 주목받는 신생 업체인 마켓컬리, 더반찬, 헬로네이처 등은 신선식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단, 새벽배송 업체 대부분이 아직까지는 서울과 경기, 인천(일부 지역 제외) 등 수도권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유통가 새벽배송에 포문을 연 것은 마켓컬리다. 평소 맞벌이 부부로 생활하면서 장보기에 어려움을 느꼈던 김슬아 대표가 같은 고민을 가진 주부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2015년 참업한 회사로 오후 11시 전까지만 장을 보면 그 다음날 아침(7시 이전)에 집까지 배달해 준다. 마켓컬리는 채소를 비롯한 신선식품을 오전에 수확해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유통의 전 과정을 일정 온도로 관리하는 ‘콜드체인시스템’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

여기에 로켓배송으로 유통혁명을 일으킨 쿠팡이 합류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유료 배송 멤버십 서비스 ‘로켓 와우’를 시작했다. 마켓컬리가 일정금액 이상을 구입해야 무료배송을 해주는 것과 달리 로켓와우는 월 이용료(4900원)를 내면 주문 가격과 상관없이 배송료를 받지 않는다. 

매일 필요한 식품을 하나씩만 사도 추가로 배송비를 받지 않는다. 소비자가 배송의 질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3개월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3개월 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도 새벽배송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새벽배송 서비스인 ‘쓱배송 굿모닝’을 시작했다. 이마트몰에서 제품을 사면 오전 6시~9시 혹은 오전 7시~10시 두 가지 시간대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와 슈퍼도 작년 2월부터 서초와 강남·용산·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 ‘롯데프레시’라는 서비스로 새벽배송을 시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2월부터 ‘30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면 3시간 이내에 배송해줬지만 배송시간을 확 앞당겼다. 고객이 롯데마트 웹사이트로 신선·가공식품을 주문하면 담당자가 물류센터에서 해당 제품을 모아 오토바이로 30분 이내에 배송할 예정이다.

GS홈쇼핑은 GS프레시와 함께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1월부터 시작했다. 3만여 개 상품이 대상으로 두부, 콩나물부터 디지털 기기, 반려동물 용품까지 다양하다. 오후 5시까지 주문하면 오후 10시 이내에 상품이 당일 배송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송파구, 강동구, 강남구 3개구를 대상으로 온라인몰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서울 지역 등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TV 방송 상품을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시는 당일 오후에 배송한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8월부터 현대H몰 식품코너인 ‘싱싱 냉동마트’ 판매 상품을 새벽배송 하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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