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절주로 건강 지키는 경로당들
금연‧절주로 건강 지키는 경로당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2.21 20:17
  • 호수 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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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충북 옥천 금연경로당 50개소 운영… 2015년 첫 시행 후 계속 확산

전남 곡성, 시니어 금연 지킴이 활동… 강원 횡성, 찾아가는 절주 교육

회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경로당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충북 옥천 금연경로당 앞에서 회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회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경로당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충북 옥천 금연경로당 앞에서 회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 화학1리에 거주하는 황충현(77) 어르신은 올해 들어서 담배를 끊었다. 건강을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금연경로당인 화학1리경로당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그는 담배 생각이 종종 나지만 흡연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금연경로당 지위가 박탈되기 때문에, 회원들이 수년간 쌓아올린 명예를 위해 각오를 다지며 순조롭게 금연을 이어가고 있다. 황 어르신은 “60년 넘게 피어온 담배를 끊는 게 어렵지만 회원들과 보건소에서 전폭적으로 지지해줘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강을 위해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경로당이 주목받고 있다. 혼자서 하면 일찍 포기했을 일을 회원들이 서로를 다독여 나가며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충북 옥천군의 화학1리 경로당을 비롯한 금연경로당이 대표적이다. 2015년 10곳으로 시작된 금연경로당은 2월 현재 관내 300개 경로당 중 50개소가 참여하고 있다. 6곳 중 한 곳꼴로 아예 담배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다. 

경로당 내부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다만 타 공공장소와 달리 경로당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마당 등 건물 주변에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건물 주변에 꽁초가 널려있고 가래침 흔적도 많아 미관상으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다른 노인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기도 한다.

옥천 이외 지역에서도 금연경로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노인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운영상의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몇몇 지자체에서는 금연경로당 지정이 흐지부지 중단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옥천의 경우 금연경로당 지정 절차가 비교적 까다로운데도 매년 늘고 있다. 옥천보건소는 마을 이장 및 경로당 노인들이 금연경로당 지정 신청을 하면 내부 심사를 진행한다. 흡연 노인 수도 직접 파악하고 금연 약속 유무도 확인한다. 연중 무작위로 방문해 현장 조사를 하거나 이용어르신들의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흡연여부를 확인하는데 현재까지 취소된 경로당은 단 한 건도 없다. 엄격한 관리와 함께 인센티브도 있다. 금연경로당으로 지정되면 현판 부착과 함께 노인건강증진사업 등의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진행해 준다.

흡연자 중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금연 클리닉도 병행한다. 9회에 걸친 심도 있는 금연 상담을 통해 담배 피는 원인을 파악하고 개별적으로 금연 행동강화 물품을 제공하는 등 맞춤형으로 금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 결과 지난해 참여한 700여명 중 42.6%가 6개월 이상 금연을 유지했다. 

임계호 대한노인회 옥천군지회장은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먼저 담배를 끊으며 솔선수범하자 주민들이 동참해 흡연자가 1명도 없는 금연청정마을도 늘고 있다”면서 “보다 많은 노인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금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년배들로 금연홍보단을 조성해 금연 운동에 나선 곳도 있다. 전남 곡성군은 이달부터 ‘뭣이 중한디? 금연이재!’라는 이름의 시니어 금연 지킴이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킴이들은 담배꽁초 줍기 등 환경정화 활동을 하며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거리, 학교 주변, 노인들이 많이 찾는 경로당과 5일장 등에서 금연구역을 홍보하고, 흡연자를 계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금연구역 내 흡연 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됨을 적극 안내할 계획이다.

곡성군 관계자는 “시니어 금연 지킴이들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흡연의 위험성과 금연의 좋은 점을 알리는 등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금연 홍보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로당의 또다른 말썽거리인 음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친 곳도 있다. 

강원 횡성군은 보건소를 통해 관내 경로당을 대상으로 2월 말까지 ‘찾아가는 경로당 절주 교육’을 진행한다. ‘알코올, 멈추면 건강이 시작됩니다’를 주제로 8개면 16개소 경로당을 돌면서 진행되는 교육에서는 과도한 음주의 폐해를 소개하고 절주 방법을 소개한다. 

지나치게 술을 마시면 뇌졸중, 치매, 노안 등 노인성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여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협하고 만성 알코올 중독을 유발한다. 이에 보건소에서는 음주의 위험성을 알리고 에탄올패치를 이용, 체내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성도를 측정해준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음주위험 체질을 판별해주고 효과적인 절주 방법을 개별적으로 알려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민선향 횡성군보건소장은 “찾아가는 경로당 절주 교육을 통해 음주의 위험성을 알리고 어르신들이 스스로 건강관리 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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