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까치집
[시] 까치집
  • 박기주 시인‧수필가
  • 승인 2019.02.21 20:48
  • 호수 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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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

광륜사 플라타나스 고공 우듬지에

아근바근하는 공방 하나 지은 것은

남들이 올려다보기 때문이 아니다

부처님 훔쳐보고

스님 독경 듣기 위함이니

갈 길 알기 때문이다

 

삭정이로 얽매어 엉성한

공방 하나 지은 것은

바람이 가지 흔들면

속세홍진 털어내기 위함이니

빈 몸으로 가야함을 알기 때문이다

 

자운봉 보이는 곳에

공방 하나 지은 것은

그 너머 황혼을 보기 위함이니

짚세기 신고 참대지팡이 짚고

한 번 가면 다시 못 올

갈 길 하도 먼 것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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