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연구, 폐 기능 저하, 비만보다 대사 건강이 좌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연구, 폐 기능 저하, 비만보다 대사 건강이 좌우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2.21 21:05
  • 호수 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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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체중도 대사 질환이 있으면 폐기능 나빠져

우리나라 성인의 폐 기능이 비만보다 대사 건강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김영균·이혜연(호흡기 내과) 교수팀은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센터를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은 19~85세 1만71명을 대상으로 폐 기능과 대사증후군, 비만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대사증후군은 뇌심혈관질환 및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체지방 증가, 혈압 상승, 혈당 상승, 혈중 지질 이상을 통칭한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2배 이상 높아지고, 당뇨병의 발병은 10배 이상 증가시킨다. 

이번 연구는 최근 ‘대사 기능이 건강한 단순 비만’과 각종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실시되었다. 대사 기능이 건강한 단순 비만군(郡)은 체질량 지수로 평가하면 비만 그룹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슐린 감수성(인슐린이 신체에서 근육, 간, 지방 등에 작용해 포도당을 얼마나 잘 소모하는지 나타내는 정도)이 높고 내장비만도가 낮으며, 혈압 수치가 정상인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사람을 비만으로 분류하고, 대사증후군의 발병 여부를 기준으로 대사건강을 조사해 4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1만71명 중 단순 비만 그룹은 1569명, 비만이면서 대사증후군이 있는 그룹은 1637명, 비만은 아니지만 대사증후군이 있는 그룹은 804명,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이 없는 건강한 그룹은 6061명이다. 

이들의 폐 기능을 측정하기 위해 폐활량, 1초 호기량(1초 동안 강하게 숨을 불어내는 양 측정) 등의 검사를 시행했다. 폐활량은 나이나 성별, 키, 인종에 따라 정상 수치가 다르지만, 건강한 사람의 경우 1초 호기량이 폐활량의 80% 이상이 나와야 한다. 4개 그룹 중 폐 기능 저하가 가장 심한 그룹은 비만이면서 대사증후군이 있는 군이었고, 다음으로 폐 기능이 떨어지는 군은 ‘대사증후군만 있는 그룹’이었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혜연 교수는 “폐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 특히 정상 체중이라도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폐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폐 기능 저하는 기도나 폐질환의 발병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폐 기능이 떨어지면 폐에서 충분한 가스 교환이 되지 못하게 돼 저산소혈증이나 고이산화탄소혈증, 산증 등이 생기며 호흡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남자는 폐활량 26㏄가 여자는 22㏄ 정도 줄어드는 폐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특히 흡연을 하거나 폐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급격하게 폐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 만약 지속적으로 폐 기능이 저하된다면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기도 질환이나 폐가 딱딱해지는 간질성 폐질환 등의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커진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영균 교수는 “폐 기능 저하는 심혈관질환 등 다른 합병증을 높일 수 있다”며 “정상 체중이라도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대사질환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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