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또 구설수 오른 설 훈 의원
[백세시대 / 세상읽기] 또 구설수 오른 설 훈 의원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2.28 18:16
  • 호수 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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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67·경기 부천시원미구을)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한 치 혀를 잘못 놀려서다. 그는 2월 2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 20대 남성층의 지지가 여성에 비해 낮았다. 그 원인을 뭐라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젠더 갈등 충돌도 작용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도 있다”고 답했다.

설훈 의원은 이어  “20대들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는데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 저는 민주주의 교육을 잘 받은 세대였다고 본다. 민주주의가 중요한 우리 가치고 민주주의로 대한민국이 앞으로 가야한다는 교육을 정확히 받았다. 그게 교육의 힘이었다. 그런데 지금 20대를 놓고 보면 그런 교육이 제대로 됐나하는 의문은 있다”고 덧붙였다.

설훈 의원의 20대 비하 발언이 알려지자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특히 20대가 발끈했다. 김홍균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은 “우리 20대는 부정에 대항한 촛불 혁명의 시작이었고, 모든 과정과 결과에 동참했다. 지금도 우리는 문 정권의 부정과 부패, 무능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어느 때보다 현실에 대한 청년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은 곧 현실에 대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반증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여당 의원조차 설훈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요즘 젊은이들은 어느 세대보다도 교육을 잘 받은 세대이며 나라가 이 모양인 것은 오히려 정치인들의 잘못이 크다고 진단했다. 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0대 청년들이 기득권의 장벽에 막혀 경제적, 사회적 지위 상승의 사다리를 타지 못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기회의 균등과 공정의 원칙을 믿고 사회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것을 보장 받지 못하고 꿈과 희망을 잃고 있다. 정치가 답해야 하는데 정치는 그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엉뚱한 처방만 내놓는다”고 썼다. 

설훈 의원은 노인폄하 발언으로 비난을 받은 전력이 있다. 5년 전 국감에서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임명된 방송인 자니윤(당시 79세)에게 집에서 쉬어야 할 나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설훈 의원은 “쉬어야지 왜 일을 하려고 하느냐, 정년 제도가 왜 있나,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니윤은 관록 있는 코미디언답게 재치 있게 응수했다. 그는 “그리 느끼는 거야 위원장님 권리지만 최근 제 신체 나이가 64세로 검사에서 나왔다. 위원장님보다 팔굽혀펴기도 더 많이 하고 옆차기, 돌려차기도 한다. 먹는 약도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설훈 의원은 노인폄하발언 이후의 행적이 더 문제가 돼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는 노인폄하발언과 관련해 대한노인회를 방문했지만 그 자리에서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2014년 10월 31일, 서울 효창동 대한노인회 중앙회 3층 회의실에서 이 심 회장과 연합회장들의 거듭된 사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과를 해야 하느냐 마느냐 이해를 못하겠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저를 설득해 달라”고 말해 노인들의 분노를 샀던 것이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노인 나이 100세, 노인인구 1000만 시대를 눈앞에 둔 요즘 대한노인회 회장을 비롯, 연합회장, 지회장 등 노인지도자들의 나이가 70대 후반~80대 초반이며, 이들은 보수를 바라지 않고 노인복지증진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존경 받는 어른으로서 당당하게 제몫을 하고 있다.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이가 과연 국민 권익을 대변하는 의원 노릇을 제대로 해내는 지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20대 비하 발언에 대해서도 분명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대신 집권당 대표가 사과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며칠 동안 20대 청년 관련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며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정치인들의 무능과 권력욕으로 인해 나라가 후퇴하는 것을 20대, 노인 가리지 않고 국민 탓으로 돌리는 잘못된 습관을 버리기를 바란다. 그도 이제는 노인이다. 더 이상 노인을 욕되게 하는 철없는 행동을 자제하기를 따끔히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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