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금요칼럼] 이승만, 김구, 안창호의 변혁적 리더십
[백세시대 / 금요칼럼] 이승만, 김구, 안창호의 변혁적 리더십
  •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19.02.28 18:23
  • 호수 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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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핵·통일 문제 해결하려면

강국 다루는 이승만의 외교력,

김구의 강한 카리스마,

안창호의 인재양성·애타정신

두루 활용하는 리더십 절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역사적 의의가 크다. 임시정부 수립과 그 후 전개된 독립운동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인물로는 우남(雩南) 이승만, 백범(白凡) 김구, 그리고 도산(島山) 안창호 등 3인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리더십의 특징은 조직이 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조직원들에게 설득함으로써 현 상태의 변화를 시도한 ‘변혁적 리더’라는 사실이다. 

우선 우남 이승만은 1910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지식인이며,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통해 한국이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1919년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초대 대통령으로 추대되었으나, 주로 미국에서 ‘구미위원회’의 설립·운영을 통한 외교활동에 주력하였다. 이승만은 1940년 『Japan Inside Out』이라는 영문 저서를 출간하였는데, 이는 당시 미국인들에게 일본의 야욕을 처음으로 알린 책으로 상당 기간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여론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우남(雩南)은 정확한 국제정세 분석에 근거하여 ‘힘의 원리’를 잘 활용한 정치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를 독립운동과 정치 활동 과정에서 최고의 지위에 오르게 함은 물론, 정부 수립 후 한미동맹을 한국 외교의 기본으로 삼게 하는 업적을 이루게 하였다. 그러나 이승만의 힘에 바탕을 둔 ‘파워 리더십’은 자유당 정권의 몰락과 자신의 해외 망명이라는 불행을 초래하였다.

백범 김구는 임시정부 수립 초기 경무국장에서 시작하여 1922년 내무 총장, 1926년 국무령, 그리고 1940년에는 주석직을 수행하면서 어려운 시기에 임시정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간 굳은 인내심과 강한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였다. 백범(白凡)은 20세 젊은 나이에 국모 시해 사건에 격노하여 일본인을 살해할 정도로 뜨거운 피를 가진 열혈혁명가로 ‘무장투쟁론’을 추구하였다. 임시정부에서도 ‘애국단’을 결성하여 친일파와 일본 주요 인사에 대한 암살 활동을 주도하였고, 독립군 창설 등 임시정부의 무력 증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김구는 해방 후 이승만과 공동으로 반탁운동을 전개하여 성공하였으나, “철학도 변하고 정치, 경제의 학설도 일시적이지만 민족의 혈통은 영구적이다”라는 민족주의적 신념에 기반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은 실패하였다. 불행하게도 백범은 1949년 자신이 독립운동 과정에서 활용했던 방법인 암살로 인해 생을 마감했다. 

반면 조직의 명수인 도산 안창호는 1919년 상해임시정부를 실제로 조직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승만, 김구와 마찬가지로 안창호 역시 개혁을 시도한 ‘변혁적 리더’였는데, 개혁의 수단으로 이승만은 국제정치 그리고 김구는 무력을 이용했으나, 안창호는 이와는 전혀 다른 인성 개조와 인재 양성에 역점을 두었다. 도산(島山)은 “우리 민족 전체를 개조하려면 그 부분의 각 개인을 개조하여야 하겠고, 각 개인을 다른 사람이 개조하여 줄 것이 아니라 각각 자기가 자기를 개조하여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1908년 한국에서 대성학교를 설립했고, 1913년 미국에서 흥사단을 창립하였다. 그러나 도산 안창호의 이상주의는 현실 정치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도산은 1932년 자신과 무관한 윤봉길 사건으로 체포된 후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1938년 서거하였다

100년 전에 비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 위상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에서의 긴장과 주변 강대국 간 대립 등을 고려할 때, 정치권에서 새로운 ‘변혁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여겨진다. 오히려 지금의 우리 상황은 우남 이승만, 백범 김구, 그리고 도산 안창호의 강점을 두루 활용하는 통합적이면서도 변혁적인 리더십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우선 당면한 북한 핵과 통일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정치분야에서, 우남 이승만과 같이 한미동맹을 기초로 북한과 이웃 강대국들을 적절히 ‘요리하는’ 외교능력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또한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상대하려면 국방분야에서, 백범 김구와 같이 강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대북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자기 계발 노력이나 사회공헌활동 같은 내면적 가치보다는 부귀, 명예 등 외형적 가치가 더 존중되는 지금의 우리 사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학교교육과 사회교육 과정에 도산 안창호의 ‘무실역행(務實力行)’, ‘주인의식(主人意識)’, 그리고 ‘애기애타(愛己愛他)’ 정신을 함양하는 노력이 적극적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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