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미세먼지에 갇힌 대한민국… 중국 오염물질 유입 방지에 더 적극 나서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미세먼지에 갇힌 대한민국… 중국 오염물질 유입 방지에 더 적극 나서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3.08 10:49
  • 호수 6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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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17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제도가 시행된 이후 일주일 내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전국 8개 시‧도 중 수도권과 충청권은 일주일, 대전은 6일 연속 이어졌다. 

지난 3월 5일엔 제주도에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제주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한라산이 뿌연 하늘에 가려 보이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미세먼지에 안개까지 겹치면서 가시거리가 크게 줄어 이날 오전 한때 제주와 청주를 오가는 항공기들이 결항되기도 했다. 

특히 5일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보다 다섯 배 이상 높은 135㎍/㎥(마이크로그램 퍼 큐빅미터)를 기록했다. 2015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다. 

이에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올해 1∼2월과 3월 초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주변으로 잦은 고기압대가 형성되어 대기가 정체되고, 서풍계열 풍향이 증가되면서 차가운 북풍 기류가 감소되는 등의 기상여건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국외에서 초미세먼지가 지속해서 유입됐고, 국내 발생 오염물질이 퍼지지 못하고 계속 머물면서 고농도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베이징과 선양의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3% 증가했고, 미세먼지 나쁨 일수도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수도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음력 정월대보름인 원소절(2월 19일)에 중국 현지에서 폭죽놀이 행사가 열린 후 약 20시간 뒤에 폭죽 연소에 따른 부산물이 서울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최근 들어 북서풍 계열의 기류에 의해 국외 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국민의 우려가 집중된 국외발 미세먼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해 고농도 미세먼지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합의한 인공강우 기술 교류를 추진함에 따라 서해 상공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해 연내 공동 실험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공강우는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로 구름 속에 수분이 달라붙을 수 있는 화학물질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원리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인공강우 대책이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어설픈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인공강우가 많은 비를 내리지 못하면 공기 중 습도만 높여 오히려 미세먼지가 만들어지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인공강우 기술로는 미세먼지를 없앨 만큼 비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국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과감한 대책들을 발굴해 추진하고, 모든 부처의 협조를 이끌어내겠다”며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맑은 하늘 지키기’ 범부처 정책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간 동안 직원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전기차와 수소차를 제외한 업무용 차량 운행을 삼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내세운 대책들이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일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여주기에 급급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아니라 미세먼지의 원인을 찾아 제거해가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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