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걸 대한노인회 용인시수지구지회장 “사람 관계 중시하는 곳이 노인회…회원들 지지 받으려 노력해”
정지걸 대한노인회 용인시수지구지회장 “사람 관계 중시하는 곳이 노인회…회원들 지지 받으려 노력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3.08 10:56
  • 호수 6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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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신임 경로당 회장 교육 통해 역할 분명히 인식시켜… 상응하는 대우 고민  

200개 가까운 경로당 순회 쉽지 않아…‘모범경로당’ 선정해 방문·격려

대한노인회의 근간은 6만5000여개 경로당이다. 대한노인회의 미래는 경로당의 성공적인 운영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경로당 회장들의 인식과 봉사 자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 해결의 키워드는 교육이다. 

경로당 회장 교육을 철저하게 실행하고 있는 지회 중 하나가 경기 용인시수지구지회이다. 정지걸 (77) 용인시수지구지회장은 “신임·재임 경로당 회장들을 지회에 오시라고 해 직접 등록증을 전달하고 지회 강의실에서 직무교육을 한다”며 “2년 전 제가 지회장에 부임한 이후로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초, 용인시 수지구 포은대로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 2층에 위치한 지회 사무실에서 만나 지회 운영과 그간의 성과 등을 들었다.

-경로당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지회의 주례회의 및 단체 카톡 내용 공유 ▷분회 월례회 및 분회장 간담회 참석 ▷신임·재임 경로당 회장 교육 ▷모범경로당 선정 방문 등 네 가지 활동을 통해 지도·감독하고 있다. 오전에도 경로당 17개를 둔 풍덕천1동 분회에서 월례회의를 했다.”

-풍덕천1동 분회에선 무슨 얘기를 했나.

“사람과의 관계를 잘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유리그릇은 깨지기 쉽고 깨진 유리조각은 상처를 입힌다. 사람사이의 관계도 유리처럼 깨지기 쉽다. 아무렇지 않게 한 얘기도 상대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까 항상 조심하시라는 얘기를 해 드렸다.”

-경로당 회장 교육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저 역시도 경로당 회장을 해봤지만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몰랐고, 심지어 부정적인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박수 받고 경로당 회장이 된 분 가운데는 노인회가 어떤 곳인지, 경로당 회장의 역할이 무언지 잘 모르는 분이 대부분이다. 과거 분회 월례회의 시 그곳에서 등록증을 받으면 지회장 얼굴조차 모를 수도 있다. 경로당 회장으로서 경로당 운영에 관련된 법령·규정 특히 동과의 관계, 지회와의 관계 등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일을 설명해 놓은 지침서를 가지고 철저하게 교육한다.”

정 지회장은 이어서 “경로당 회장은 회원들의 애로사항, 회원 간의 분쟁을 청취해 조정해주는 역할도 해야 하고, 특히 회원 배가 운동을 통해 회원을 늘리고 기존의 회원도 잘 관리·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로당 회장들도 나름 자긍심을 가질 것 같다.

“경로당 회장이란 게 인생 후반기에 남을 돕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자리이구나, 이런 인식을 갖는 것 같다. 회원들에게 일자리 참여를 통해 보람을 얻게 해주고 경로당 분위기를 잘 이끌어 경로당 발전에 기여하면 개인적으로 성취감도 느끼는 자리란 걸 깨닫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모범경로당 얘기는 무언가.

“회원 수 30명, 회장의 훌륭한 리더십, 화목한 분위기 이 세 가지 항목을 잘 이행하는 경로당을 직접 찾아가 회장과 회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수지구지회 192개 경로당을 다 도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달에 2~3개 모범경로당을 선정해 그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지회의 입장도 설명하며 소통한다.”

정 지회장은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활동의 핵심은 ‘소통’이다. 그런데 지회장으로서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 경로당에 막중한 의무만 부여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드리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지걸 경기 용인시수지구지회장(중앙)이 직원들과 지회장실에서 기념촬영했다. 왼쪽 두 번째가 김미숙 사무국장. 직원 5명이 모두 여성이다.
정지걸 경기 용인시수지구지회장(중앙)이 직원들과 지회장실에서 기념촬영했다. 왼쪽 두 번째가 김미숙 사무국장. 직원 5명이 모두 여성이다.

정지걸 용인시수지구지회장은 21년간 공군학사장교로 복무했다. 예편 후 수지구 성복동 경로당 회장으로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수지구 성복동 분회장을 거쳐 2017년 2월, 지회장 선거에 나서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법제위원, 대한노인회 감사로 있다.

-용인시수지구지회를 소개해 달라. 

“경기 용인시에는 수지구를 비롯 처인구, 기흥구 등 3개 구가 있다. 용인시 전체 인구(103만여명) 가운데 수지구는 35만여명으로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경로당 수는 가장 적다. 그러나 교육 수준, 사회 경력 같은 민도는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초 이 지역에 대단위 아파트촌이 들어서면서 서울 등지로부터 많은 인구가 유입됐다.”

-회원 중 외지인들이 많겠다.

“외지인이 전체 주민의 75% 정도 된다. 경로당 회장 대부분이 외지인 출신이다. 여성 회장도 많고.” 

-여성이 회장인 경로당은 남성이 회장인 그곳보다 깔끔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화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회계 등 서류 능력은 어떤가. 

“남성들은 사회 경력이 있는 반면 여성들은 가정에서 주부역할만 했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대부분이 아파트 경로당이고 10개 미만이 자연부락 형태다. 아파트 단지라서 시설이 좋다.”

-경로당 운영비는.

“35만원 하던 시 보조금을 10만원 올려놓았다. 아파트 동대표회에서 관리사무소를 통해 매월 20만~3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2000세대가 이용하는 경로당의 경우 경로당 회원 2~3명이 동대표로 활동해 소소한 도움을 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경로당에서 문화탐방 갈 때 지원을 해주는 식이다”

-냉·난방비도 나오는지.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전기, 수도, 전화세까지 다 내주기 때문에 따로 시 지원을 받지 않는다.” 

-급식도우미는.

“경로당 회원 수에 따라 노인일자리로 1,2명 지원해주고 있다.”

-복지관 내에 지회 사무실이 있어 혼잡하다.

“도·시비 7억원을 지원 받아 복지관 건물 위에 1개 층을 증축 중이다. 5월에 완공되면 그리로 옮겨가고 현 자리는 강의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지회장 부임 후 2년 됐다. 소감은.

“반반이다. 처음엔 사회경험이 있기 때문에 쉬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해보니 쉽지 않았다. 사람 관계를 잘 이어가야 하는 곳이 노인회라는 걸 깨달았다.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 회원들이 마음으로 지지해주는 지회장이 되도록 제 자신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힘들다.”

그간의 성과를 묻자 정 지회장은 잠시 뜸을 들인 후 “경로당 회장 8년(중임) 하고도 미련이 남아 나가지 않으려는 풍토를 근절시키는데 2년여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지회장 선거에 도움 준 이들에 대한 자리보전 등 보상제도 없앴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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