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28]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구강호흡’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28]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구강호흡’
  • 최원근 경희미르애한의원 하남미사점 대표원장
  • 승인 2019.03.08 13:45
  • 호수 6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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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로 코로 숨을 쉬지만, 입으로도 숨을 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알 듯 정상적으로 호흡하는 방법은 코로 숨을 쉬는 것입니다. 

코는 호흡 기관이라 콧털, 점막 등으로 유해물질을 걸러낼 수 있지만, 입으로 숨을 쉬면 차갑거나, 건조하거나, 오염된 공기가 여과 없이 통과되어 기관지와 폐포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미세먼지 등으로 갈수록 공기가 오염되고 있는 요즘이라면 구강 호흡은 더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코가 완전히 꽉 막혀 부득이하게 입으로 숨을 쉬는 분들은 본인이 구강호흡을 하고 있음을 당연히 인식하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코 80%, 입 20% 정도의 비율로 숨을 쉬고 있다면, 본인이 구강 호흡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이러한 20%의 차이가 우리 건강에 너무나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입천장이 말라 있다. / 잘 때 입을 벌리고 잔다. / 무의식적으로 입이 반쯤 벌어져 있는 경우가 자주 있다. / 치아가 돌출되어 있다. / 똑바로 누워 자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 잔다. / 입술이 건조하고 거칠다. / 아랫입술이 두툼한 편이다. / 코에서 숨 쉬는 소리가 크게 난다. / 아침에 일어나면 코가 꽉 막혀 있다. / 아래턱이 위턱보다 더 나와 있다. 

위 항목 중 3가지 이상 해당하신다면, 코로 숨을 쉬지 않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코에서와 같은 필터링 과정을 거치지 못한 공기가 기도와 폐로 직접 들어가게 되는데, 입에서는 입으로 들어온 공기 속의 세균과 집먼지진드기 등을 걸러낼 수 없어 구강 인두, 후두 인두, 기관지, 폐에 직접적으로 나쁜 자극을 주게 되므로 각종 기관지 질환에 자주 걸리게 됩니다. 

또한, 입안은 침으로 항상 습한 상태인데 구강 호흡으로 입을 계속 벌리고 있으면 침이 말라서 입안이 건조해지는 구강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침이 가진 면역 기능 및 보호 기능이 저하되면 입안에 세균 번식이 쉬워져서 구취, 잇몸 질환 등 각종 구강 질환을 초래하게 됩니다. 

구강 호흡은 눈 밑 혈액순환도 저하시켜 다크서클도 유발합니다. 실제로 다크서클이 심한 분들은 잘 살펴보면 그중 상당수가 코의 문제를 가지고 있고, 구강 호흡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의 이상으로 구강 호흡을 하게 되면서 비강과 부비동 부위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서 눈 밑이 어둡게 변하거나 지방이 축적되어 도드라지는 현상이 생긴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구강 호흡은 코 호흡보다 산소흡입이 20% 정도 적어지면서 숙면에 방해됨으로 잠을 많이 자도 피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면 시 입이 벌어지면서 혀가 중력에 의해 가라앉아서 기도가 좁아지므로 코를 고는 소리가 더욱 심해지거나 중간중간 호흡을 멈추는 위험천만한 무호흡을 일으키기도 하며, 이러한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에는 면역력 저하를 초래하므로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아토피 등의 면역계통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지요. 

이는 모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구강 호흡을 하게 되면 비강과 부비동이 호흡의 통로이자 머리의 환풍기라는 핵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뇌가 기능을 잘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문제들입니다. 그래서 구강 호흡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교묘한 질환이라 할 수 있고, 코로 숨을 쉬는 것만으로 생각지도 못한 여러 증상이 해결될 만큼 코로 숨을 쉬는 것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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