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시] 봄의 손짓
[백세시대 / 시] 봄의 손짓
  • 탁여송 시인/노인지원재단 사무처장
  • 승인 2019.03.08 14:04
  • 호수 6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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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손짓

언덕 가장자리에

주눅이 든 꽃나무들이

겨울 끝자락을 부여잡고

우두커니 서있다

 

지나가는 바람숨결에

가슴엔 동상도 풀지 못한 채

아침 햇살은 서툰 걸음으로

봄을 한 아름 안고 온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초록이들

뽀얀 안개 허리를 감싸고

보톡스를 맞은 양

섹시한 입술을 자랑한다

 

창문 옆 목련이 통통한

봉오리를 넌지시 내밀고

한 켠에 자란 난초는 거꾸로 매달려

여친을 그리워하는 몸짓을 한다

 

어서 오라! 봄아

희망이 싹트는 마음의 고향

길 너머 오시는 손님

그 설레는 행로에 함께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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