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절반이 안전벨트 착용 안해 교통사고 부상 위험 중년 그룹의 23배
75세 이상, 절반이 안전벨트 착용 안해 교통사고 부상 위험 중년 그룹의 23배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3.08 14:35
  • 호수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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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건설및환경공학과 연구팀 연구 결과

75세 이상 내리막길 걸을 때도 조심

카이스트 건설및환경공학과 연구팀이 ‘서울시 교통사고 노인 탑승자의 좌석 위치 및 안전벨트 사용에 따른 부상심각도 영향 평가’라는 주제로 연구한 결과, 75세 이상 노인이 중년 그룹에 비해 교통사고에 따른 부상 위험이 2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시에서 발생한 35만7679건의 경찰청 교통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통사고 부상 수준을 사망‧중상 등을 포함하는 심각한 부상과, 심각하지 않은 부상으로 구분하고, 사고 피해자를 연령별로 나누어 연구했다. 8~24세까지를 청년 그룹, 25~64세까지를 중년 그룹으로 나누고, 65세 이상을 고령 그룹으로 나누었다. 

연구 결과 교통사고 발생 시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연령대, 운전석‧조수석‧뒷좌석 등 탑승 좌석 위치, 안전벨트 착용 유무) 중 탑승자의 연령이 심각한 부상을 입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그룹의 경우 안전벨트 미착용시 심각한 부상을 일으키는 정도가 크지 않은 반면, 고령 그룹의 경우 안전벨트 착용 유무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고령그룹의 경우 중년그룹 보다 조수석과 뒷좌석에 탑승했을 때 심각한 부상을 입을 확률이 2배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또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고령 그룹이 심각한 부상을 입을 확률은 중년 그룹과 비교해 조수석에 앉을 경우 2.8배, 뒷좌석에 앉을 경우 2.3배였고, 안전벨트를 착용했을 때는 각각 1.8배, 1.7배로 경감되었다. 

이에 연구팀은 고령 그룹을 다시 65~75세 미만의 저고령 그룹과 75세 이상의 고고령 그룹으로 나누어 안전벨트를 미착용했을 때 심각한 부상 위험도를 연구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심각한 부상에 이를 확률은 중년그룹과 비교해 저고령 그룹은 1.16배 높았고, 고고령 그룹은 1.69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안전벨트 미착용률은 저고령 그룹이 22%, 고고령 그룹이 48%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거리를 걷는 중에도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상황 대응력이 떨어지는 75세 이상 고고령 그룹은 내리막길을 걸을 때 심각한 부상 위험이 중년 그룹보다 23배 높았고, 육교 부근 무단횡단도 노인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을 살펴보면 2011~2017년 사이 교통사고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전체 교통사고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서 17%로 늘었다. 

연구를 이끈 윤윤진 교수는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만큼 교통사고 위험을 단순 노인 기준에서 벗어나 저고령과 고고령으로 이분화해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통안전을 개별 사건 사고로 인지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공공 보건의 한 분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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