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노년생활에도 활력을 주는 ‘게임’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노년생활에도 활력을 주는 ‘게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3.22 13:23
  • 호수 6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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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Sony) 망했잖아.”

얼마 전 술자리에서 각자 사용하는 가전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인 ‘워크맨’을 발표하는 등 창의적인 제품으로 세계 가전제품을 호령했던 소니는 국내 기업인 삼성과 LG에게 주력 시장을 대부분 내준 건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니는 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잘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니는 타 회사에 거센 도전을 받던 1994년 뜬금없이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이하 플스)을 발표한다. 당시에도 이미 일본은 게임강국이었다. 닌텐도, 세가, 코나미, 캡콤 등 내로라하는 회사들을 앞세워 세계 게임시장을 주름잡고 있었다. 하지만 소니는 아니었다. TV로 대표되는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였지 게임과는 사실상 무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는 가전제품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와 ‘워크맨’을 만든 창의성을 바탕으로 플스를 개발했고 이후 세계 최대 게임회사로 우뚝 선다. 

필자는 지난해 플스를 구입했다. 플스가 처음 나올 당시엔 고가인데다가 오락실이 동네에 많이 있어서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당시만 해도 게임을 죄악시하던 분위기가 있어 사달라는 말도 쉽게 꺼내지 못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PC방이 인기를 끌고 때마침 컴퓨터를 구입해 PC게임을 즐겼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게임과 멀어졌다. 사회에 나와서는 일과 집을 오가는 바쁜 생활을 하면서 게임이란 단어는 완전히 잊고 지냈다. 

이런 필자가 다시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죄악시했던 어르신들 때문이었다. 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를 비롯해 몇몇 지회에서 가정용게임기를 가지고 볼링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접했고 실제 취재도 하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 자신의 볼링 게임 실력을 자랑하는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러움도 느꼈다. 결국 지난해 플스를 구입했고 현재까지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 

다시 게임을 즐기다 보니 깨달은 게 있다. 게임은 비싼 취미가 아닌 가성비 최고의 취미라는 것이다. 물론 초기 게임기를 구매하는 비용(30만원~50만원)과 지속적으로 6만원 내외의 게임을 구매해야 하지만 수년간 즐길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 영화와 소설에 뒤지지 않는 감동 역시 만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남양주시지회 어르신들도 느꼈던 것처럼 재미가 있다. 치매예방에도 활용할 정도로 유익한 점도 많으니 어찌 즐기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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