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3·1운동 100주년 기념전…독립운동 사료로 본 대한민국 탄생기
국립중앙박물관 3·1운동 100주년 기념전…독립운동 사료로 본 대한민국 탄생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3.22 14:02
  • 호수 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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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창 의사 선언문’, ‘김구가 김두봉에게 쓴 편지’ 등 선봬

“나는 적성(赤誠·참된 정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여 한인애국단의 일원이 되어 적국의 수괴를 도륙하기로 맹세하나이다.” 

1931년 12월 13일, 김구가 만든 비밀 항일 단체인 한인애국단에 가입한 한 청년이 안중근 의사의 동생 집에서 쓴 선언문이다. 이 글을 쓴 직후 청년 ‘이봉창’은 일본 동경으로 떠나 이듬해 1월 8일 대한독립을 위해 일왕을 향해 수류탄을 던진다. 지난 3월 8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이봉창 의사 선언문’은 70여년이 흘렀는데도 독립을 향한 결연한 의지를 내뿜고 있었다.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9월 15일까지 진행되는 ‘황제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전에서는 ‘이봉창 의사 선언문’을 비롯 독립선언서 등 다양한 유물과 기록을 통해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김구가 김두봉에게 쓴 편지’의 모습
‘김구가 김두봉에게 쓴 편지’의 모습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된다. 먼저 1부에서는 1910년 황제의 나라, 대한제국이 사라진 지 9년이 지난 1919년에 민주공화국이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을 조명한다. 민주공화사상이 1919년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19세기 후반부터 국민들에게 영향을 줬고, 3.1운동을 계기로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졌음을 소개한다. 

기미독립선언서를 비롯한 다양한 독립선언서를 엿볼 수 있는데 1919년 4월 중국 만주 간도(間島)에 있는 애국부인회가 우리나라의 독립을 선언해 쓴 ‘대한여자독립선언서’를 눈여겨 볼만하다. “슬프고 억울하다. 우리 대한 동포시여”로 시작되는 선언서는 독립에 대한 당시 여성들의 뜨거운 열망을 잘 담고 있다. 

2부에서는 나라 이름을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최초로 민주공화제를 선포했던 임시정부의 활동을 사진과 영상을 통해 소개한다. 특히 임시정부 회의실을 재현한 공간이 인상적이다. 독립운동을 위해 망명한 13도 대표 29인은 1919년 4월 10일 상해에 모여 현재 국회의 기원이 된 ‘임시의정원’을 구성한 후 다음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했다. 재현 공간에서는 이러한 상해 임시정부의 면면과 함께 ‘주석 김구’, ‘내무부장 안창호’ 등 명패를 소개하며 임시정부의 활약을 다룬다.

3부에서는 1945년 8월 15일 광복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의 역사를 소개한다. 국민들은 민주적인 새 질서를 가진 통일 정부를 세우려고 했다. 비록 통일 정부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국민이 참정권을 가지고 처음으로 실시한 민주 선거로 국민들이 염원한 민주공화국을 수립한다. 전시 공간에서는 광복 직후의 감격이 담긴 시집과 선언문, 편지 등을 선보인다. 이중 ‘김구가 김두봉에게 보낸 편지’에는 “형이여 우리가 우리의 몸을 반쪽에 낼지언정 허리가 끊어진 조국을 어찌 차마 보겠습니까”라는 통일 정부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도서관에서는 테마전 관련 서가를 운영한다. 박시백의 ‘35년’,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919~1945’, ‘한국여성독립운동가’ 등 130여 권의 도서와 영상을 마련해 전시의 이해도를 높인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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