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마비의 증상과 치료, 스트레스성 안면마비 많아… 눈이 떨리다 입 돌아가
안면신경마비의 증상과 치료, 스트레스성 안면마비 많아… 눈이 떨리다 입 돌아가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3.22 14:18
  • 호수 6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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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뇌졸중이 원인인 경우 입 주변만 마비 증상… 이마 주름으로 확인 가능

치료 늦어지면 후유증 나타나… 후유증은 성형 수술로도 완치 어려워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구 어르신(74)은 최근 안면신경마비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처음엔 눈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며칠 사이 증상이 점차 심해졌다. 말이 어눌해지면서 사람들과 대화가 잘 안 되고, 밥을 먹을 때 음식을 흘리는 등 일상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은 구 어르신은 안면신경마비 진단을 받았다. 의사와 상담 과정 중에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 몇 달간 가족들 간에 안 좋은 일이 겹치면서 스트레스가 심해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서울백병원 신경과 윤병남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한 안면신경마비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후 약물치료를 하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낫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면신경마비의 원인과 증상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나눌 수 있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혈관 장애, 뇌종양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주로 안면 하반부가 마비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벨마비, 구안와사라고도 불린다. 안면신경마비 진단을 받는 환자 대부분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이다. 안면마비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하고,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에 종양이 발생하면서 신경을 압박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중이염에 걸린 환자 중 안면신경마비에 걸리기도 하는데, 중이 근처를 지나가는 안면신경에 염증이 옮겨져 발생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감염되거나 추위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하기도 한다. 때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나면 눈 아래 떨림이 생기고, 갑자기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눈을 치켜뜨기 어려워진다. 입이 비뚤어지고, 제대로 오므라들지 않아 음식을 먹을 때 흘리거나 불편을 겪기도 한다. 환자들 가운데는 마비가 발생하기 전 귀 뒷부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얼굴 한쪽 면에만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얼굴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아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수 시간 또는 수일 내에 나타난다. 보통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나면 뇌졸중이나 기타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의심하는데,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한쪽 면 전체에 전반적으로 마비 증상이 나타나고,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입 주변 근육에서만 마비가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윤병남 교수는 “뇌졸중이 동반된 안면마비는 이마와 눈에는 마비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안면마비가 발생했을 때 뇌졸중때문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면 이마에 주름이 잡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며 “이마에 주름이 잡히면 뇌졸중이 원인인 경우로 의심되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안면신경마비의 치료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증상이 발생한 이후 3일 정도 지나면 마비가 최고조에 이르며, 일주일 동안 마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계속 진행되면 음식 맛을 느끼지 못하거나 소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들리는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노화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60대 이상 고령자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들어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등의 이유로 30~50대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질환에 걸렸을 때는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으로는 스테로이드제와 항생제가 있다.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나타나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적 치료를 추천하지 않는데, 심한 경우 신경을 둘러싼 골관을 제거하는 안면신경 감압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치료는 일찍 시작할수록 회복이 빠르고, 80~90%의 환자가 거의 정상으로 회복된다. 

빨리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완치가 늦어지고, 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1~2년의 시간이 지나도 마비 증상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후유증이 남은 것으로 본다. 대표적인 후유증으로는 얼굴 비대칭, 안면경련, 음식물을 섭취할 때 눈물이 나는 증상 등이다. 

후유증이 심할 경우 성형외과 수술 치료로 회복하려는 경우가 있지만, 완전한 얼굴 모양과 기능을 되찾기는 어렵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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