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목련의 하얀 기도(祈禱) - 천안함 용사를 위한 레퀴엠
[시] 목련의 하얀 기도(祈禱) - 천안함 용사를 위한 레퀴엠
  • 박기주 시인‧수필가
  • 승인 2019.03.29 13:26
  • 호수 6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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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의 하얀 기도(祈禱) - 천안함 용사를 위한 레퀴엠

봉긋한 봉오리 긴 밤 세워 묵상(黙想)하고

새벽 기도에 아리게 폭발하는 하얀 목련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묘비 닦는 엄마의 오열

차마 울지 못하는 아빠의 억장 무너지는

한(恨)의 소리소리

 

그 간절한 기도 하늘 끝자리까지 닿아

46개의 호국 별들이 초롱초롱 손을 흔든다

 

참았던 한숨처럼

바람이 백목련 가지에 웅성댄다

온 국민의 분노와 슬픔이

하얀 목련 꽃잎으로 우수수 떨어지고

 

눈 시리게 머-언 별들

그 하늘 사이

설움 복받치게 흐르고

하얀 손수건 흔드는 목련의 기막힌 아픔

 

천안함 폭침에 산화한 46명의 용사와

수색 중 숨진 한주호 준위

 

그 별들의 이름

영원히 잊지 않으리

아니

잊을 수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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