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하얀 기도(祈禱) - 천안함 용사를 위한 레퀴엠
봉긋한 봉오리 긴 밤 세워 묵상(黙想)하고
새벽 기도에 아리게 폭발하는 하얀 목련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묘비 닦는 엄마의 오열
차마 울지 못하는 아빠의 억장 무너지는
한(恨)의 소리소리
그 간절한 기도 하늘 끝자리까지 닿아
46개의 호국 별들이 초롱초롱 손을 흔든다
참았던 한숨처럼
바람이 백목련 가지에 웅성댄다
온 국민의 분노와 슬픔이
하얀 목련 꽃잎으로 우수수 떨어지고
눈 시리게 머-언 별들
그 하늘 사이
설움 복받치게 흐르고
하얀 손수건 흔드는 목련의 기막힌 아픔
천안함 폭침에 산화한 46명의 용사와
수색 중 숨진 한주호 준위
그 별들의 이름
영원히 잊지 않으리
아니
잊을 수 없으리.
저작권자 © 백세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