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손님 구함
[디카시 산책] 손님 구함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9.03.29 13:27
  • 호수 6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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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구함

손님 구경한 지 일주일이 넘었다고

몇 번이고 다시 끓여 낸 시래기국을 

내미는 손

손가락 뼈마디가 다 휘어서


작은 가게일수록,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아우성치는 소리는 묻혀버린 지 오래. 아무도 와 주지 않는 빈 가게를 떠나지 못하고 오늘도 목이 빠지게 손님을 기다리는 사람들. 6천원 점심 한 그릇도 먹어주는 게 고마워서 손님 밥 먹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그 눈 안쓰러워 밥알이 입안에서 뱅뱅 돈다. 달방이라도 얻어 들어 매일 와서 밥 먹어주면 저 휜 뼈들이 다 곧게 펴질까. 한숨소리로 삐거덕거리는 저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가 다시 닫힐까. 계속 할 수도 접을 수도 없는 사람들은 오늘도 기다리고 기다리고. 도망치는 손님을 잡으러 갈 수도 없는데 하루는 또 어찌 그리 빨리 지나가는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8월 기준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 수는 568만명에 달한다. 국세청은 지난해 창업자 대비 자영업자 폐업 비율이 72.2%이라고 밝혔다. 총 115만9802곳이 문을 열었고, 83만7714곳이 문을 닫았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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