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지혜로운 자녀는 아비를 즐겁게 한다
[백세시대 / 기고] 지혜로운 자녀는 아비를 즐겁게 한다
  • 김학록 수필가 / 경기 남양주시
  • 승인 2019.04.05 11:25
  • 호수 6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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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때 눈물을 흘리고 기쁠 때 감격해야만 참된 인간의 삶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부모님이 가장 기뻐할 때는 자녀들과 같이 있을 때고 자녀들이 가장 기쁠 때는 부모님이 기뻐할 때다. 고로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 행복한 것은 부모님을 즐겁게 해 드리는 것이다. 그런데 요새는 이런 부모님이 돌아가신 초상집에서 곡(哭)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부모님이 돌아 가셨는데도 우는 자녀들을 보기 힘들다.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살면서 감정이 메말라버린 것이다. 건초(乾草)처럼 바짝 마른 가슴속에서 감정이 솟구치지 않고 슬픔의 눈물이 나올 수가 없다. 희노애락(喜怒哀樂)에 둔감해진 현실이 안타깝다. 

진정한 행복은 부모와 자식사이에서 생기고 부부사이에서 나온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지금 세대들은 행복을 부모자식 그리고 부부관계가 아닌 자기 자신의 관계 속에서 찾는다. 우리가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려면 슬프고 감격할 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인성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나와 부모관계를 다시 돌아보며 부모님이 내게 베풀어 주신 사랑과 내가 갚아야 할 사랑을 알 수 있게 된다.

물질적 만족과 현실적 즐거움에 심취돼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돈만 많이 벌면 모든 것이 다 잘되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돈 버는 일에만 매진하다 보니 돈의 노예가 되고,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남을 속이고 법을 무시해도 된다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2010년 유럽신경제재단이 세계 각국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1위는 고산지대의 척박한 환경에서 국민소득 2000달러 밖에 안 되는 서남아시아의 최고 빈민국 부탄이었다. 부탄은 100명중 97명이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처럼 물질적 만족이나 현실적 즐거움 보다는 영적이고 정신적인 성취가 있을 때만이 가능해진다. 

우리는 지금 성공한 국가 성공한 국민이라고 자부하지만 과연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행복한가?성공을 위한 경쟁보다 삶의 단비처럼 인간미가 촉촉이 젖어 있던 그런 삶이 그립다. 돈에 치여 살지 말고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 보람찬 일이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행복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부모와 자식이 같이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부자자효(父慈子孝)를 향한 진정한 행복이다.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를 즐겁게 하고 미련한 자식은 어미를 업신여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효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며 모든 행위의 근본이다. 

영국의 사상가 러셀은 행복의 정의를 보람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얻는 정신적 성취가 보람이고 이것이 곧 행복이라고 했다. 이런 보람의 핵심은 부모의 행복이다. 부모가 행복하다면 자식은 보람을 느끼고 역시 행복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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