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 “황금돼지상 보자” 어르신 관광객 등 몰려
경주 불국사 “황금돼지상 보자” 어르신 관광객 등 몰려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9.04.05 13:19
  • 호수 6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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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김순근기자]

극락전앞 목조돼지상, 현판 뒤 숨겨져있다 2007년 돼지해에 발견

사찰측 조형물 만들어 설치…“만지면 복이 온다” 줄서 만지고 껴안아

관광객들이 황금돼지를 만지거나 껴안으며 복을 기원하려고 줄지어 서 있다.
관광객들이 황금돼지를 만지거나 껴안으며 복을 기원하려고 줄지어 서 있다.

올해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60년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로 유명하다. 때문에 새해를 맞으면서 온나라가 황금돼지 열풍으로 떠들썩했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황금돼지 열풍이 변함없이 살아있는 곳이 있다. 경주 불국사다. 이곳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복돼지로 불리는 황금돼지상이 있어 황금돼지해에 꼭 가봐야할 핫 여행지로 부상했다.

이곳 극락전앞 마당은 황금돼지 조형물을 만지려는 관광객들로 매일 북새통을 이룬다. 황금돼지해가 되면서 연초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아직도 그 열기가 식지않고 있다.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찾는 이들이 늘었고 주말에는 “줄을 서시오~” 수준이다. 불국사 문화해설사들에 따르면 주말엔 황금돼지 앞에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통 20~30m이상 길게 줄을 선다고 한다. 

불국사 황금돼지상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공교롭게도 2007년 정해년 돼지해에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 처마밑에 길이 50cm정도의 목조돼지상이 숨어있는게 발견됐다. 

극락전 현판뒤에 숨겨져 있던 목조돼지상.
극락전 현판뒤에 숨겨져 있던 목조돼지상.

당시 불국사에서는 100일간 전국의 고승대덕 및 신도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황금돼지 출현을 기념하는 대법회를 열었다.

불국사 극락전은 임진왜란때 훼손됐다가 조선후기에 재건됐다. 황금빛을 띤 이 목조돼지상을 언제 무슨 이유로 그곳에 설치했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다. 사찰 건축에 돼지상을 새겨넣은 곳은 이곳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아무튼 불국사측은 “극락전 뒤 황금빛 돼지상이 돼지해에 발견된 것은 분명 길조”라며 반겼고 목조돼지상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만들어 극락전 앞에 설치했다. 극락전 현판 뒤 돼지 형상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데다 만져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황금돼지를 만지면 복이 온다며 만지거나 껴안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60년만의 황금돼지해이니 그 길함이 예사롭지 않다고 여기게 된 것. 더구나 천년사찰인 불국사에 있으니 효과는 배가됐다.

환갑여행, 노인단체관광 많아

최임석 경주시지회장
최임석 경주시지회장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면서 황금돼지를 만진다고 한다.  

광주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최금순씨(75·여)는 “늙은이들에게 복은 건강 아니겠느냐”며 “아픈 무릎이 말끔히 나아지길 빌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황금돼지를 아무렇게나 만진다고 좋은게 아니라며 뒤에 서서 양손으로 귀와 볼을 만지면서 안을 듯 껴안아야 복이 통째로 들어온다고 귀띔했다. 

팔순 노모를 모시고 황금돼지상을 찾은 이명진씨(52·부산 영도구)는 “주변에서 가족나들이 장소로 불국사 황금돼지를 권해서 왔는데 특히 어머니가 좋아해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여행뿐 아니라 올해 환갑을 맞는 1959년 황금돼지띠들의 환갑여행, 각 노인단체의 단체여행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 노인회의 소위 ‘선진지 탐방’ 장소로도 검토되고 있는데, 천안시지회는 “선진지 견학 장소로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여수시지회도 시사성 있는 장소인만큼 후보지로 검토해 보겠다고 하는 등 불국사가 유력한 선진지 견학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옛 추억도 새기고 복 받아가길”

“옛날 수학여행 기분도 내고 황금돼지 만지며 복도 빌어보고 일석이조여행이지요” 

2007년 황금돼지 발견때 현장에 갔었다는 대한노인회 최임석 경주시지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경주를 찾아 노천박물관인 경주 구석구석을 즐기고 황금돼지의 좋은 기운도 받아가라고 말했다. 

최 지회장은 “작정하고 쳐다봐도 잘 보이지 않는 돼지상이 돼지해에 발견됐으니 더욱 신비롭지 않느냐”며 “돼지해에 발견된 황금돼지를 황금돼지해에 만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만큼 극락전 앞 황금돼지와 현판 뒤 목조돼지상을 꼭 보길바란다”고 권했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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