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시] 요양원(療養院)의 촛불
[백세시대 / 시] 요양원(療養院)의 촛불
  • 이석구 대한노인회 천안시지회 백석동 분회장
  • 승인 2019.04.12 13:38
  • 호수 6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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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療養院)의 촛불

오늘도 기다린다 잃어버린 목소리

문소리만 스쳐도 행여나

보고픈 혈육인가

하얗게 타버린 가슴 녹아내린다

 

싸늘한 숨결이 실낱처럼

가느다랗게 흔들리는데

초점 없는 눈동자에

혈육의 얼굴만 각인되었다

 

하루가 멀게 들리던 

다정한 목소리

달이 가고 낙엽이 흩날려도

저 멀리 아득한 꿈결인 듯 

찬바람만 서성거린다

 

처절히 의지하려는 믿음

빙산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어떻게 피워낸 열매인데

피눈물보다 진한 슬픔이 북받쳐

허공에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다독여 주는 정성스런 손길보다

따뜻한 혈육의 정이 그리워

무엇을 더 바라고 

꺼져가는 촛불을 감싸 안고

애처로이 오열하는가

영원한 안식처인 줄 알면서도

 

세월을 살라 마시고

오직 가난한 영혼의 속울음은

혈육의 영원한 행복을 빌면서

은하의 별자리만 재촉함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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