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응원
[디카시 산책] 응원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9.04.12 13:39
  • 호수 6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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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싹수가 새파랗다

너는 아주 크게 될 거야


‘싹수가 노랗다’는 말이 있다.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이 말은, 하는 행동을 보고 또는 말을 듣고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모든 가능성을 일격에 차단해버리는 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처음부터 아름드리 큰 교목이 어디 있는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하지 않는가.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더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기도 하고,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신뢰를 쌓고 더 발전할 수도 있다. 

나무도 풀도 마찬가지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속에서 견디며 봄날만을 기다려온 뭇 생명들이 일제히 새 잎을 내밀어 자연의 기운을 받아들일 때 처음부터 새파란 잎을 단박에 내 놓을 수 없다. 여린 잎 한 장을 내밀고 다시 기운을 내서 더 큰 잎으로 자란다. 노란 싹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들어간다면 단비 같은 물을 줘서라도 응원을 보내고 격려를 보내준다면 사람도, 나무도 제 몫을 다하는 큰 사람, 큰 나무가 된다는 것을 이 봄에 배운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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