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2번째 솔저’ 부상 입은 노르웨이 병사의 60여일간의 탈출기
영화 ‘12번째 솔저’ 부상 입은 노르웨이 병사의 60여일간의 탈출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4.12 14:23
  • 호수 6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성호기자]

‘마틴 레드 작전’의 유일한 생존자가 중립국 스웨덴으로 가는 여정 담아

끈질긴 나치의 추적과 수차례 죽을 고비 넘기며 헤쳐 나가는 과정 감동

이번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마틴 레드 작전에 참여했다가 극적으로 생환한 노르웨이 국민 영웅 ‘얀 볼수르드’의 감독적인 실화를 담고 있다. 사진은 극중 한 장면.
이번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마틴 레드 작전에 참여했다가 극적으로 생환한 노르웨이 국민 영웅 ‘얀 볼수르드’의 감독적인 실화를 담고 있다. 사진은 극중 한 장면.

1940년 4월, 독일은 노르웨이를 점령한 후 요새를 구축한다. 이후 나치가 노르웨이 북단에 배치한 독일군을 동원해 연합군 수송대를 공격하는 등 지속적인 타격을 가한다. 그러자 스코틀랜드에서 영국군에게 훈련 받은 노르웨이 병사 12명은 이 요새를 폭파시키기 위한 ‘마틴 레드 작전’을 벌인다.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적으로 이 작전은 실패하고 병사들은 포로로 붙잡힌다. 단 한 명, 발에 총상을 입고 도주한 ‘얀 볼스루드’를 제외하고 말이다.

노르웨이에서 ‘국가적 보물’이라고 까지 칭송한 얀 볼스루드의 감동적인 탈출기를 그린 영화 ‘12번째 솔저’가 4월 11일 개봉했다. 작품은 63일 간 노르웨이부터 스웨덴까지 124km의 거리를 오직 조국을 위한 신념 하나로 나아간 얀의 여정을 사실적으로 쫓는다. 

작전이 실패한 후 총상을 당한 얀은 물속으로 잠수해 겨우 적의 시야에서 벗어난다. 그가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정한 독일 병사들과 달리 나치 친위대를 이끄는 쿠르트 슈타케는 얀이 살아있을 거라 확신하고 그를 쫓는다.  영하의 추운 물속에서 기적 같이 목숨을 건진 얀은 조국을 생각하는 노르웨이 주민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붙잡힌 동료들은 모두 처형을 당하고 극비문서가 담긴 서류가방까지 빼앗긴 상황. 얀은 살아남은 자신만이라도 작전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중립국인 스웨덴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산사태에 휘말려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눈 덮인 산 속에서 며칠을 버텨내기도 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아카데미상을 안 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를 연상시키듯 얀은 사람으로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에 위험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얀은 살아남는다. 죽음의 위기를 벗어나는 순간 기적처럼 얀에게 도움의 손길이 찾아 든다. 노르웨이의 희망이 된 얀을 살리기 위해 조건 없이 도운 이들로 인해 얀은 위기 속에서도 다시금 스웨덴으로 향한다. 

이번 작품은 전쟁 영화이지만 화려한 전투 장면이나 독일군의 잔혹함을 통해 긴장감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얀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인간의 치열한 생존과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인간애를 강조한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자칫 흥미 위주로 빠질 수 있는 이야기를 주인공의 정신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탄탄하게 구성했다.

노르웨이 설원에서 상처 입은 채 걷던 중 그는 또 다른 자신을 만난다. 자신처럼 상처 입고 굶주린 얀은 “한 번 달려보지 않겠냐”고 말을 걸며 멈추지 말 것을 종용한다. 또 숨어 지내던 창고에서 발의 상처가 깊어졌을 때, 얀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자신의 모습을 마치 꿈처럼 상상해낸다. 도주의 길이 막혔을 때도 그는 자신을 숨겨준 집에서 만난 한 소녀와의 대화를 기억해낸다. “나치가 우리에게서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은 빼앗지 못했다”는 말을 기억해낸 얀은 다시 한 번 생존에 대한 욕구를 불태운다. “살아남은 건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대사와 함께 계속되는 얀의 사투는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