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등 급식도우미 노인일자리로 도입…경로당 활성화에 효자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등 급식도우미 노인일자리로 도입…경로당 활성화에 효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4.19 10:50
  • 호수 6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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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2~3일만 지원해 아쉬움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서울 용산구는 경로당별 3명씩 파견… 빈틈 없이 점심제공 가능

경남 함양군은 매일 4시간씩 연 190일 지원… 도우미에 4대보험도   

서울 25개 지회를 비롯 전국에서 운영 중인 급식도우미가 경로당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기적으로 노인일자리 대신 공공근로로 전환해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공공근로 형태로 급식도우미를 파견해 중식을 제공하는 경남 함양군의 한 경로당.
서울 25개 지회를 비롯 전국에서 운영 중인 급식도우미가 경로당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기적으로 노인일자리 대신 공공근로로 전환해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공공근로 형태로 급식도우미를 파견해 중식을 제공하는 경남 함양군의 한 경로당.

“첫날에 20명 정도 오셨는데 4일째 되니 4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어요.”

경남 함양군 화촌경로당은 지난달부터 실제 이용하는 회원 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며 활성화되고 있다. 이유는 하나였다. 3월부터 급식도우미로 활동 중인 김명숙(51) 씨 때문이었다. 김 씨가 식사를 책임지고 난 후부터 점심식사 질이 높아지자 경로당 방문 회원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김 씨는 “전날보다 더 밥을 많이 하는데 항상 밥이 모자랄 정도로 방문회원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어르신들이 하루 한 끼는 행복하게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던 경로당 급식도우미가 서울 25개 전 지회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필수 사업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노인일자리 형태로 운영되고 경로당별로 1명만 지원하는 곳이 많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인지도자를 비롯해 경로당 이용자들은 경로당 활성화의 핵심으로 점심식사 제공을 꼽는다. 최근 질적, 양적 확대를 추진하는 문화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시골이든 도시든 일단 매일 사람을 모이게 하기 위해선 식사 제공이 필수라는 것이다. 

신부선 경기 성남시분당구지회장은 “식구(食口)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경로당 같은 공동체에서는 함께 밥을 먹는 것이 유대관계 형성의 기본”이라면서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간 경로당에서는 회원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하거나 60대의 비교적 젊은 회원들이 전담해 식사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순번을 정해서 할 경우 음식 맛이 일정하지 않고 당번 회원이 빠질 경우 다툼으로 번지기도 했다. 또 농촌 경로당의 경우 60대 회원이 전무한 곳이 많아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경로당 급식도우미다. 매년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어 현재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노인일자리 형태로 급식도우미를 운영 중이다. 서울시의 경우 중식을 제공하는 경로당은 급식도우미를 지원받고 있다. 지자체가 노인일자리로 급식도우미를 선발해 파견하는 방식인데 도우미는 월 30시간 정도 일하고 27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구별로 보통 1명을 파견하고 용산구만 경로당별로 3명씩 지원한다. 다른 광역지자체도 역시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급식도우미는 재료 준비부터 배식, 설거지 등 어르신들의 평일 점심식사를 책임지며 호평 받고 있다. 지난 4월 16일 방문한 서울의 A경로당에서는 이순영(66·가명) 씨가 어르신들의 점심식사로 칼국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20여명분의 면을 직접 반죽하고 멸치를 이용해 대량의 육수도 준비했다. 회원 중 몇몇이 야채를 다듬으며 돕기도 했지만 80% 이상은 이 씨가 도맡았다. 

칼국수를 완성한 후에도 끝이 난 것이 아니다. 일일이 배식을 하고 난 후 뒷정리까지도 그의 몫이었다. 이 때문에 회원들은 식사를 마친 후 저마다 이 씨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일부 회원은 집에서 김치 등 밑반찬을 가져와 이 씨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문제는 노인일자리이다 보니 주 2~3회 밖에 지원을 못하는 데 있다. 급식도우미는 회원 중에서 뽑거나 50대 이상 지역 주민을 선발해 파견하는 방식 등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주민을 파견해서 진행하는 곳은 매주 이틀은 중식을 거르거나 스스로 만들어 먹어야 한다. 회원 중에 선발된 급식도우미는 매일 일하고도 월 30시간에 대한 수당밖에 받지 못해 주 단위로 환산하면 이틀 정도는 무료 봉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씨는 “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수당이 안 나오는 날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당 활성화를 위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노인일자리가 아닌 공공근로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회 관계자는 “지금처럼 노인일자리로 운영하면서 60~70대 노인들에게 식사준비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공공근로 형태로 젊은 사람을 선발해 안정적인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함양군의 시범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함양군은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관내 400여개 경로당 중 65개소에 급식도우미를 파견하고 있다. 우선 만 65세 미만으로 조리사 자격증 소지자를 우선순위로 급식도우미를 선발해 식사의 질을 높였다. 또 경로당에 사람들이 거의 모이지 않는 농번기(5~6월, 9~10월)를 제외한 연 190일 정도 파견하고 1일 4시간(시급 1만원) 급여와 4대 보험 등을 포함한 인건비를 지원해 종사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박윤호 함양군 복지정책과장은 “어르신들의 의견을 수렴해 안정적으로 경로당 급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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