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관람문화 해치는 ‘되팔이’ 행태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관람문화 해치는 ‘되팔이’ 행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4.19 13:35
  • 호수 6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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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개봉일 IMAX 예매표 10만원에 양도합니다.”

지난 4월 17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위와 같은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4월 24일 개봉하는, 올해 상반기 흥행 기대작인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을 예매한 사람들이 웃돈을 얹어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영웅들의 대서사시를 그린 영웅물은 주요 줄거리가 알려지면 재미가 반감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제작사는 예고편에서도 가짜 정보를 넣을 정도로 내용 유출 방지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가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전파가 빨라져 개봉일에 주요 내용이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이로 인해 개봉 당일 관람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반해 스크린 수는 한정돼 있어 다른 사람의 표라도 구매해 보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다. 영화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일단 표를 구입한 뒤 이를 팔아 수익을 노리는 일명 ‘되팔이’들이 활개치고 있는 것이다. 2만원도 안 되는 표를 구입해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악용해 5배가 넘는 금액에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되팔이는 영화뿐만 아니라 문화 전 분야에서 활동한다. 특히 가수들의 콘서트에서 더욱 기승을 부린다. 영화와 달리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는 1년에 몇 차례 하지 않는데다가 객석도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예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마감이 되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어르신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나훈아의 전국 투어 콘서트도 10분도 안 돼 매진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한 사람이 수십 장을 구매하는 건 불가능하다. 되팔이들은 특수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콘서트 표를 다량으로 구입한 후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간혹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된통 당하는 되팔이들도 있긴 하다. 한 되팔이는 재태크의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유명 장난감이 단종된다(생산이 중단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3000만원 가까이 들여 170개나 대량으로 구입했다. 많게는 두 배 이상도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장난감 회사에서 단종을 풀고 재발매 하면서 1000만원 이상 손해를 보며 속칭 ‘정의의 칼’을 맞기도도 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일부이고 대부분의 되팔이는 세금도 내지 않은 채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 현행법 상 이들을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는 하지만 도를 넘어선 되팔이들에 대한 제재조치는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티켓판매처와 쇼핑몰 등에서 대처방법을 연구 중이라는 것이다. 문화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선 하루빨리 되팔이들을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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