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칼럼] 나이가 들면 오는 병, 중풍?
[백세시대/칼럼] 나이가 들면 오는 병, 중풍?
  • 이태훈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19.05.03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훈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대표원장.
이태훈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대표원장.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오는 병이 중풍이죠?” 개업 초기부터 30여 년이 되어가는 오늘까지 중풍과 비염 환자 속에서 지내 온 본인에게 환자와 보호자들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늘 단호하게 답을 드립니다. “아닙니다!”라고.

그리고 실제 임상에 관한 에피소드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21세 된 청년이 모친과 함께 내원하였습니다. S대 병원에서 MRI, MRA 검사 후 담당 의사가 들려 준 이야기입니다.

“뇌경색으로 치매가 진행 중입니다.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고 아스피린 혈전용해제 등을 빨리 복용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가족들이 너무 많이 놀라서 혼이 빠지는 줄 알았다며 찾아왔습니다.

또 다른 예로 음성 A동네에 사는 41세 환자가 뇌경색으로 한 곳만 멍하니 응시하며 언어장애로 내원한 이야기와 45세 된 축구선수 출신으로 5년 전에 발병해 편마비 상태로 어렵게 내원한 남자환자 등 나이를 발병 이유로 말하기 곤란한 경우를 설명해 드립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10만5000명 정도의 중풍환자가 발생하는데 이중 젊은 층(15~45세)의 중풍은 2013년 1만3892명에서 2016년 2만1709명으로 3년 새 56%가 늘어나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젊은 연령층의 중풍이 문제시 되는 것은 뇌의 손상 부위 및 정도에 따라 반신마비, 언어장애, 심하면 식물인간,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고령 환자보다 삶 전체에 훨씬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88세부터 내원해 현재 93세 되신 여환자분이 맑은 정신으로 말씀하십니다. 

“원장님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해요. 그래야 내가 오래 살지” 길게 남지 않은 생명의 날을 재촉하던 기관지염 폐렴 등에서 벗어나 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곳에서 찾아오시는 모습과 50대 중반의 아들 같은 의사를 걱정해 주시는 따뜻함은 건강에서 나오는 여유일 겁니다. 

최근에 내원하셨던 81세 할아버지의 극적인 회복은 이글의 제목이 틀렸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요양원 침대 끝에 앉으셔서 아무도 몰라본 채 TV 아래만 온종일 보시고 계셨습니다.

이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아파하던 효자 아들 덕분에 현재는 고향으로 돌아가셔서 손주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동영상을 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면 인체는 산화돼가는 속도가 빨라져 혈관은 노화되고 혈액의 청정도도 심각하게 훼손되어 가지만 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정밀한 자정능력과 관리의 매커니즘을 갖고 있습니다. 

정확히 알고 대처한다면 건강장수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맥 놓고 있다가 돌아올 수 없는 길 위에 서는 모습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천국에 가는 그날까지 살이 썩어가는 욕창과 아무도 몰라보고 자식에게조차 아버지라고 부르는 비극을 겪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면 장수는 결코 축복이 아닐 겁니다. 

본인이 ‘인생의 발목지뢰’라는 특별한 별명을 붙여 놓은 노년기 장애 원인질환 1위, 중풍은 또 다른 강력한 위험질환 암과는 전혀 다른 가족들의 반응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암은 모든 가족이 살리려고 애쓰며 고통을 분담해 효자효녀를 양산하는 병에 가깝다면, 중풍은 길어질수록 “저 늙은이는 죽지도 않는다”며 서로 맡으라 원망하고 심지어는 이혼 후 환자를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가정파탄 제조기라고도 이름 지어 부르곤 합니다.    
  
중풍의 진행 과정이 급격한 무서운 병입니다. 시작부터 중한 병이므로 쓰러질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됩니다. 발병을 지연시키겠다고 수많은 약이 주어지지만 약의 종류와 갯수만 늘어갈 뿐 해결책은 없어 보입니다.  여러분이 들고 계신 처방약 한 주먹을 보십시요.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이렇게 말씀합니다. “약 먹다 죽겠다”고. 맞습니다. 약끼리 충돌이 나는 부작용 사례들을 여러분들도 이미 알고 계십니다. 

진정한 예방은 치료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중풍에 관한 칼럼은 특별히 2회에 걸쳐 자세히 다루고자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혈관이 좁아져서 생기는 뇌혈관 질환, 중풍]에 대해 중풍은 원인치료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병임과 발병기전, 자가예방에 관한 지혜 등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