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일본 나루히토 국왕 즉위, 레이와 시대 시작… 꼬인 한일관계 풀려지길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일본 나루히토 국왕 즉위, 레이와 시대 시작… 꼬인 한일관계 풀려지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5.03 13:47
  • 호수 6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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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헌군주국인 일본에 새로운 국왕이 즉위했다. 4월 30일 아키히토 일왕이 왕위에서 물러나고, 5월 1일 그의 장남 나루히토가 126대 왕위에 올랐다.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하면서 1989년 1월 시작된 헤이세이(平成) 시대가 막을 내리고 레이와(令和) 시대가 개막했다. ‘헤이세이’와 ‘레이와’는 일본의 연호로 왕위 계승이 이루어지는 해에 붙이는 이름이다.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하는 5월 1일 0시부터 사용된 레이와는 ‘아름다운 조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 일본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연호를 사용하고 있으며, 레이와는 248번째 연호다. 

나루히토 일왕은 아키히토 전 일왕의 장남으로 올해 나이 59세다. 5월 1일 일왕의 거처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즉위식이 열렸다. 새 일왕은 취임 후 첫 공식 발언을 통해 “상왕의 행보를 깊이 생각해, 항상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에게 다가서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을 다짐한다”며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키히토 전 일왕의 평화 행보를 이어갈 것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사회는 즉위식과 함께 새로운 시대가 개막하는 것에 대한 열기로 들썩거렸다. 일본인들은 왕을 존경의 대상으로 여기고 왕이 교체되는 것을 한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큰 전환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일본 국민들에게 지난 30년은 경제 불황과 동일본 대지진 등의 사건이 발생한 때였으므로 새 시대를 맞이하는 기대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일왕이 생전에 퇴위하는 것 역시 202년 만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지금까지는 전 일왕의 장례 후 취임식이 거행되어 상중 분위기와 축제 분위기가 겹쳤지만, 이번 즉위식은 퇴위 다음 날 바로 거행되면서 들뜬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현재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1월 일본 초계기가 한국 해군구축함인 대조영함 근처 상공에서 위협 비행한 후 현재까지 한일 양국의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욱일기 게양을 고집하는 일본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극심해졌다. 

또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와 여당은 ‘정상국가화’를 내세우며 전력으로서의 자위대 조항을 넣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새 일왕의 즉위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한일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일본의 현재 헌법을 지키는 데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상징적인 존재라고 하지만 일왕은 일본에서 특별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새 일왕 즉위가 한일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이 기회에 한일 관계가 조화롭게 개선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도 퇴위하는 아키히토 일왕에게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서한에서 문 대통령은 재위 기간 동안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한일관계 발전에 기여해달라는 말을 전했다. 

레이와 시대 개막을 계기로 한일 정부 모두 미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새 일왕 즉위를 계기로 두 나라가 꼬인 매듭을 풀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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