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미키마우스에서 겨울왕국까지 ‘만화왕국’ 속으로
DDP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미키마우스에서 겨울왕국까지 ‘만화왕국’ 속으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5.03 14:45
  • 호수 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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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최초 유성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 등 디즈니 대표작의 뒷얘기 소개

착시 이용한 애니메이션 장치, 최근 개봉한 ‘덤보’ 원화도 볼 수 있어

이번 전시에서는 디즈니 90년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 사진은 ‘그 여름의 하와이’(1937) 원화.
이번 전시에서는 디즈니 90년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 사진은 ‘그 여름의 하와이’(1937) 원화.

1928년 28세 청년 ‘월트’는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공개한다. 그는 만화에 재능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기도 했고 직접 영화를 만들었다가 한 차례 파산한 전력도 있다. 이런 그가 절치부심해 선보인 이 작품은 세계 최초 유성 애니메이션 영화로 기록됐고 여기 등장한 주인공 ‘미키 마우스’는 연간 6조원을 벌어들이는 거물급 캐릭터로 성장한다. 이를 통해 ‘월트 디즈니’(1901~1966)와 그가 설립한 ‘디즈니 스튜디오’는 내놓는 작품마다 극찬을 받으며 세계 문화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회사로 자리잡는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의 변천사를 살펴보는 전시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8월 18일까지 진행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에서는 미키마우스를 비롯해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피노키오’ 등 고전부터 ‘인어공주’, ‘라이온 킹’, ‘겨울왕국’ 비교적 최근작까지 디즈니 스튜디오 아티스트들이 그린 드로잉과 콘셉트 아트, 3D모형 등 5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생명을 불어넣다’, ‘마법의 시작’, ‘마술을 부리는 듯한 제작자들’, ‘새로운 차원을 향하여’, ‘인류의 화합’이라는 5개 공간으로 나눠 디즈니가 발표한 작품들을 역사순으로 보여준다. 각 공간에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디즈니의 일대기는 물론 어떤 과정을 통해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지를 감상할 수 있다. 

미키마우스 형태의 입구를 지나면 초창기 애니메이션 제작에 사용되었던 대형 조이트로프(1934년 영국에서 발명된 착시를 일으키는 도구)와 미니마우스, 도날드 덕, 데이지 덕, 플루토, 구피 등 디즈니의 개국공신 캐릭터들의 탄생 비화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초기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대형 조이트로프는 필수로 체험해야 할 전시품이다. 연속 그림이 그려진 원통을 회전시켜 그림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이 아날로그 장치와 전시 말미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적용한 작품들을 비교해보면 관람의 재미가 배가된다.

지난 3월 실사영화로 개봉된 ‘덤보’를 비롯한 초기 작품들의 뒷얘기도 눈길을 끈다. 대사 한마디 없이 눈과 표정만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 낸 덤보의 원화는 감탄을 자아낸다. 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관련된 전시공간으로 연결되는 통로는 마치 관람객이 앨리스가 된 듯한 경험을 줄 만큼 애니메이션 속의 세상과 사뭇 닮아 있었다.

또 전시에서는 디즈니의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1937년 선보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90분 분량으로 제작해 장편 만화영화의 미래를 제시했다. 당시 많은 애니메이터들은 이 시도에 회의적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디즈니는 위험을 감수하고 작업을 강행한 끝에 아카데미 특별상을 수상했다. 수익도 800만 달러를 올렸는데 당시 영화관입장료가 몇 페니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기록이다.

또한 디즈니는 늘 낡은 방식을 버리면서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는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초당 그림 여덟 장 정도를 사용하던 시기에도 스물네 장을 고집했고 가장 좋은 그림을 골라 최고의 공학기술과 엮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밤비(아기 사슴)를 준비할 때는 애니메이터(애니메이션 개발자)를 미국 메인 주의 숲으로 보내 수천 장의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하도록 했다. 그 결과 밤비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피노키오의 탄생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디즈니는 작품 완성을 6개월 남기고 작업을 중단했다. 절반 가량 만들어진 그림들을 휴지통에 버렸다. 꼭두각시 피노키오가 나무 느낌이 강하다는 이유였다. 디즈니는 이미 써버린 제작비 50만 달러에 미련을 두지 않고 다시 제작에 나섰고 흥행으로 보상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대형 멀티미디어 월을 설치해 특수효과 영상을 상영한다. 미국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리서치 라이브러리(ARL)의 감수를 받아 제작된 이 영상은 디즈니 영화 속의 대표적인 상징들을 환상적이고 몽환적으로 표현해 관람객이 마치 신비로운 애니메이션 배경 속에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스페셜 전시 공간을 통해 올해 12월 개봉 예정인 ‘겨울왕국2’의 제작과정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또 라푼젤의 생일마다 하늘에 띄웠던 풍등을 LED 램프로 재현한 공간을 마련하여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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