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과 사랑 이어주는 ‘경로당 결연’ 확산
공경과 사랑 이어주는 ‘경로당 결연’ 확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5.10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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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기‧인천연합회 경로당과 기업체 결연… 현금‧현물 지원하며 효 실천 

충남‧대구연합회는 ‘1교1경로당’ 전개… 1‧3세대 소통하며 인성교육도

대한노인회 충남연합회는 경로당과 인근 학교가 자매결연을 맺는 1교1경로당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천안시 두정동 계룡아파트 경로당과 결연을 맺은 부성초등학교 학생들이 경로당에 방문한 모습.
대한노인회 충남연합회는 경로당과 인근 학교가 자매결연을 맺는 1교1경로당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천안시 두정동 계룡아파트 경로당과 결연을 맺은 부성초등학교 학생들이 경로당에 방문한 모습.

인천 중구 신설마을경로당은 매일 20~30명의 회원이 모여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사이좋게 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운영비가 다소 모자라 매일 점심식사를 해먹는데 애로사항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달라졌다. 1사1경로당 자매결연을 맺은 기업체로부터 소정의 현금과 현물을 받으면서 경로당 살림이 핀 것이다. 서병구 신설마을경로당 회장은 “자매결연으로 경로당 이용 어르신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여가생활을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와 인천의 ‘1사1경로당’, 충남연합회의 ‘1교1경로당’ 등 일명 ‘1x1경로당’ 자매결연 사업이 경로당 섬김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자매결연을 통해 경로당 운영에 직접 도움이 되는 현물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주민과 1‧3세대 소통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먼저 1사1경로당 사업은 2012년 당시 안산 상록구지회장이었던 이종한 경기연합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기존에도 결연을 통해 경로당을 지원하는 사업이 많았지만 대부분 단발성으로 끝나거나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경로당이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선 정부 및 지자체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여긴 이종한 회장은 지회장 임기 동안 인적네트워크를 활용, 관내 110여개 모든 경로당에 기업체 1곳 이상을 연결해줬다. 상록구의 한 경로당은 4곳과 결연을 맺어 매월 20~30만원의 현금과 쌀 40~60kg을 후원받고 있다. 

이 회장은 경기연합회장에 취임한 후로 이를 연합회 핵심사업으로 선정해 1사1경로당 자매결연을 44개 전 지회로 확대했다. 연합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기업체를 발굴해 매년 결연을 맺은 경로당이 400~500개씩 증가했고 올해 5월 현재 2000곳까지 확대됐다. 

효과는 크다. 기업체와 결연을 맺은 경로당은 우선 운영비와 쌀 등을 지급받아 중식 제공 문제를 해결했다. 또 기업체에서 도배 및 시설 정비 등 봉사활동과 정기적으로 위문공연도 펼치면서 회원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기연합회는 올 하반기까지 400개 이상 자매결연 경로당을 늘려 250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기연합회 관계자는 “결연을 맺은 기업체가 단순히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들딸들보다도 자주 경로당을 방문해 마을 전체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에서도 중구지회의 77개 전 경로당이 1사1경로당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기업체와의 자매결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 인천의 경우 연합회가 아닌 지자체가 직접 기업체를 발굴, 연계해주고 있다.

중구청은 지자체 예산으로만 경로당 어르신들을 보살피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마사회 인천중구지사, 인천중구시설관리공단, 지역 요양병원 등 기업체 50여곳에 협조를 요청해 지난 1월 관내 전 경로당과 1사1경로당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기적인 물품지원, 재능기부 및 봉사활동 실시를 통해 어르신 효행문화 확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인천 중구 관계자는 “자매결연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함은 물론 어르신들의 풍요롭고 안락한 노년생활을 위한 복지정책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충남과 대구 등에서 진행 중인 1교1경로당은 효 실천 뿐만 아니라 1‧3세대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구연합회는 관내 38개 경로당과 인근 초등학교와 결연을 맺어 1교1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다. 경로당 회원들은 조부모 세대가 어렸을 때 하고 놀았던 놀이를 비롯 웃어른에 대한 인사예절, 촌수 및 호칭, 제사 방법 등을 알려주고 서로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예절 및 인성교육을 진행한다. 또 학생들이 어울려 한궁, 공기놀이, 투호놀이 등의 민속놀이를 즐기며 1‧3세대 간 소통도 하고 있다. 

1교1경로당에 참여한 파동경로당 조기현 회장은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경로당이 단순히 노인들의 공간이 아닌 노인들이 존경받는 곳으로 바뀌었다”면서 “보다 많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어른을 공경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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