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수 대한노인회 서울 성동구지회장 “경로당 회장과 동장 분기별 모임 가져…노인 위상 높아졌다”
임인수 대한노인회 서울 성동구지회장 “경로당 회장과 동장 분기별 모임 가져…노인 위상 높아졌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5.10 13:24
  • 호수 6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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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구의원 3선 역임 등 “선거 달인”… 평소 신뢰 쌓는 인간관계가 비결

경로당 운영비 인상으로 회장·사무장 활동비 지급하는 지혜 발휘

임인수(73) 대한노인회 서울 성동구지회장에게 부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지회에 들어와서 보니 같은 동에 있는 경로당 회장들끼리 얼굴을 모르더라.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 경로당회장협의회를 만들어 각 동별 경로당 회장들끼리 자체적으로 모임을 갖도록 했다. 그 결과 서로 경로당 운영에 관한 사항을 공유하는 등 회장들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임 지회장은 2017년 4월, 성동구지회장에 부임했다. 

지난 5월 초, 서울 성동구 무학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만나 경로당 관리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서울 25개 구 중 성동구 위치는.

“성동구는 예전에 무척 컸다. 강남·서초·송파·강동·광진구가 성동구에서 분리해나갔다. 경제자립도가 35%로 하위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55%로 중상위를 점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면서 서울숲 인근에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는 등 주변 환경이 좋아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구 인구는 30여만 명, 노인인구는 4만여 명이다. 성동구지회는 17개 동, 164개 경로당을 두고 있다.

-경로당은 어떤가.

“재개발로 인해 구립경로당이 사라지고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사립경로당이 하나씩 늘고 있다. 현재 구립경로당이 전체 경로당의 3분의 1정도이다.”

-경로당 시설은.

“일찌감치 경로당에 안마의자, 한궁을 보급했다. 중소업체 제품인 안마의자는 AS가 잘 안돼 더 이상 늘리지 않고 미세먼지로 인한 어르신들의 건강을 염려해 공기청정기를 전체 경로당에 보급했다. 요즘은 공기 정화가 된다는 식물을 넣어준다. TV, 냉장고, 냉·난방 등 경로당 이용에 필요한 시설은 다 갖추었다. 구청에서 협조를 잘해 준다.” 

-회원 확보는 어떤가.

“회원 수는 조금씩 늘고 있지만 우리는 (회원배가운동에 대한) 강제력은 없다. 경로당 면적은 그대로인데 회원만 늘리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경로당은 노인들이 찾아와서 하루 편하고 즐겁게 잘 지내다 가는 쉼터이다. 경로당에 오는 것을 막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사람만 많아지면 불편하지 않겠는가.”

임인수 성동구지회장(중앙)이 지회장실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임인수 성동구지회장(중앙)이 지회장실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임 지회장은 이어 “노인들이 경로당에 나가면 더 노인이 된다는 생각에 조금만 여유가 있어도 나오지 않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나름의 경로당 관리 원칙이 있는 것 같다.

“맞다. 경로당 회장들에게 누가 뭐라 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얘기한다. 외부로부터 경로당 본연의 일과 벗어난 요구가 들어오면 응하지 않는다.”

-경로당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가.

“식사를 하지 않는 경로당에는 회원들이 잘 모이지 않는다. 지회는 프로그램 강사를 채용해 희망하는 경로당을 우선순위로 강사들을 파견하고 있다. 올해는 총 18명의 강사가 73개 경로당에서 노래교실, 건강체조, 맷돌체조, 종이접기 등을 지원하고 있다.

-경로당 현안은.

“딱히 현안은 없다. 지회에서 경로당 결산을 해주면서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대면해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부임한 지 2년이 지났다.

“처음 지회에 와보니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무실 환경이 소란스러웠다. 제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까 외부인들의 무분별한 출입이 사라졌고 근무 분위기도 한결 좋아졌다.”

-남다른 지회 운영이라면.

“경로당 회장들이 정기총회, 교육 등 일 년에 서너 차례 만나긴 하지만 얼굴을 익힐 새가 없다. 경로당 회장들의 단합 목적 이외에도 수명이 늘어난 요즘 노인이 지역 봉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동장도 경로당을 지나가면서 눈인사나 하는 정도다. 그래서 동장을 찾아가 경로당 회장들의 협의체를 만들 테니 3개월에 한 번씩 자리를 만들어 구 소식도 보고하고 지역 현안 문제도 받아들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동장도 흔쾌히 응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결과는 어떤가.

“동과 경로당이 소통의 길이 열리면서 경로당이 활성화되고 노인들의 위상도 높아졌다. 저는 17개 동 협의회에 번갈아가며 참석한다. 동 별 협의회 참석이 전체 경로당을 순회하는 셈이 돼 경로당 관리 면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기도 한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는.

“경로당 회장들이 경로당 운영에 관한 사항 등을 문의하기 위해 지회를 자주 찾는다. 오고 가는 교통비라도 지원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또 경로당 일로 핸드폰을 많이 쓰게 되는데 사용료도 개인적으로는 부담이다. 그런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 경로당 회장(3만원)과 사무장(2만원)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예산은 어디서 충당하나.

“경로당 운영비를 인상해 그중 일정 부분을 사용한다.”

임 지회장은 “일을 시키려면 합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직원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일도 열심히 한다는 생각에 서울연합회에서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자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한 후 “부임 전에는 없었던 노인재능나눔활동도 작년에 300개, 올해 310개를 얻어왔고 공익형 일자리를 400명에게 제공했다”라고 소개했다. 

경북 영주 출신의 임인수 지회장은 군 제대 후 성동구에 정착했다. 개인사업(영광금속)을 정리하고 성동구의회 제2·3·4대 구의원을 역임했다.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위원을 지냈고 현재 성동구 원로 자문 위원으로 있다. 

-구의원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과거 통·반장이 민방위 대장을 겸했다. 그게 민방위법에 맞지 않았다. 민방위법은 정년이 50세인 반면 통·반장 대부분이 70~80대였다. 통장의 나이를 낮추고 민방위법을 손보는 식으로 원만하게 처리했다. 또, 광진구가 성동구에서 분리해나갔지만 청소 하치장, 정비창 등 시설물을 그대로 사용했다. 광진구에 끈질기게 시정을 요구해 해결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임 지회장은 “처음 (구의원이) 됐을 때 아무것도 몰라 혼자 공부 많이 했다. 제가 건의를 제일 많이 한 의원 중 한 사람이었다”라며 “구청의 협조를 얻는 일에 구의원 경력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제가 경로당 회장을 해보지 않았다. 회원으로 있던 중 전임 지회장이 갑자기 사퇴했고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선거 공고 열흘 전에 등록했다.”

-구의원, 지회장 등 여러 차례 선거를 치렀다. 당선의 비결이라면.

“성동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평소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살폈고 항상 주민을 먼저 생각했던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두 번째는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선출직은 그만두는 날로 별 볼 일 없어진다. 저는 구의원 그만둔 지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구청에 들어가면 따뜻한 차 한 잔 대접받고 나온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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