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37] 아랫다리 감각 이상과 족하수증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37] 아랫다리 감각 이상과 족하수증
  • 한진수 경희미르한의원 중랑점 대표원장
  • 승인 2019.05.10 13:37
  • 호수 6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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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을 많이 일으키는 질환 중에 아랫다리 바깥쪽의 감각이 이상하고 심할 경우 족하수증이 되는 질환이 있습니다. 족하수증은 신경이나 근육 손상으로 발목을 위로 드는 기능에 마비가 생겨 발목이 처지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이 질환은 주로 아랫다리 바깥쪽에 있는 비골 신경의 문제로 발생하는데, 기억에 남는 환자 분이 있어 같이 알아보고자 합니다. 

개원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내원한 여성 환자분은 50대 초반쯤 되는 분이셨습니다. 20년 전쯤 과음하고 좌측으로 누워서 잠을 잤는데, 그 다음 날부터 좌측 아랫다리 바깥쪽 및 엄지발가락 주변으로 감각이 이상하고 발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는 증상이 발생하였다고 했습니다. 

아랫다리 바깥쪽을 담당하는 천비골 신경과 엄지발가락 부위를 담당하는 심비골 신경의 이상으로 판단되었습니다. 환자분은 워낙 오랜 기간 병을 앓고 있었고, 다리 감각의 이상 때문에 여러 치료를 받다가 내원하셨습니다. 

원인은 알겠지만 쉽게 개선될 것으로 생각되지 않아 환자분께 좀 오래 치료해야 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함께 경과를 지켜보고 치료해나가자고 말씀드리고, 이상이 있는 부위의 신경에 침 치료 및 부황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3번 치료 후 감각이 거의 돌아왔고 발가락 움직임도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환자분의 병력은 오래 되었으나 질병 자체는 가벼운 상태였던 것입니다. 당시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서 치료를 마치셨습니다. 

지금도 수술 등의 병력 때문에 간혹 내원하시는데, 조금씩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한두 번씩 침이나 부황 치료를 받고 나아지고 계십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처럼 일상에서 가해지는 물리적 압박이나 교통사고와 같은 무릎 손상, 좌골 신경 손상, 고관절 치환술 이후에도 족하수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약 신경 손상이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허리디스크나 뇌졸중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 혼수상태 환자나 장기간 침상 안정, 석고 고정, 무릎 보장구 등을 착용할 때나 일상적인 눌림 때문에 족하수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다리 감각에 이상이 나타나거나 족하수증 증상이 보이면 근전도 검사를 통해 어느 부위에서 문제가 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근전도 검사란 신경과 근육의 전기생리학적 현상을 기계를 이용해 시행하는 검사로 질환의 정도와 범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의원에서 근전도 검사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경골 신경을 세게 눌렀을 때 아픔이 느껴지는 것을 검사한 후에 어떤 신경이 문제가 되는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개 침 치료, 전침 치료, 부항, 물리 치료, 테이핑 요법 등으로 치료하며, 심할 경우 보조기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다만 4~6개월 정도 보존적 치료를 해도 호전이 없고, 공간 압박 소견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비골 신경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꽉 조이는 바지를 오래 입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무릎 보호대를 장시간 착용하거나 다리 꼬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출처: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맑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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