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면 갯벌이나 해변에 기어 다니는 게를 쉽게 볼 수 있다. 게는 평소 눈을 내밀고 한가롭게 놀다가도 조금만 위험한 조짐이 보이면 재빨리 눈을 감추고 모래나 갯벌 속으로 숨어버린다.
비가 내려도 재빨리 숨어버린다. 서해에선 남풍이 불면 비가 내린다고 한다. 옛 사람들은 남풍을 마파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바닷가 게들은 마파람이 불면 서둘러 눈을 감추고 숨어버렸다. 비가 내리지 않고 바람만 불었을 뿐인데….
이같은 게의 ‘빨리빨리’ 습성에서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란 말이 생겼고 재빠른 행동을 뜻하는 대명사가 됐다.
판소리 춘향전에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 등장한다. 이몽룡이 암행어사 신분을 감추고 남루한 복장으로 춘향의 어머니 월매를 찾아가 밥을 얻어먹을 때 며칠 굶은 듯이 허겁지겁 먹는다. 이 모습에 월매가 혀를 차며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는다’고 핀잔을 준다.
이 춘향전속 표현 때문인지 주로 음식을 빨리 먹어 버리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많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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