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효(孝)와 카네이션
[백세시대 / 기고] 효(孝)와 카네이션
  • 이희원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분회장
  • 승인 2019.05.10 14:07
  • 호수 6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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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 중에는 젊어서 가족부양과 자녀교육에 등골이 휘도록 일했지만 이렇다 할 취미생활을 갖지 못해 나이가 들어 하는 일이 없이 하루하루 지루하게 사는 분들이 꽤 있다. 청춘을 다 바쳐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식을 가르쳤지만 대학 나온 자식내외와 못 배운 부모님과 대화가 잘 안 된다. 심지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손녀들을 안아주고 볼맞추고 싶어도 위생을 걱정한 자식내외 눈치를 살펴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은 쓸모나 손익을 따지지 않는 차원의 관계자들이 혈연으로 맺어진 구성원이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는 온전한 가정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자식교육, 직장 및 돈 문제로 몇 되지 않는 가족이 흩어지고 찢어져 사는 모습은 이미 익숙해졌다. 자식이 성장 할 때까지 이혼 않고 부부의 연을 이어가는 것만도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자녀들이 결혼을 안 하고 결혼을 해도 애 안 낳으니 카네이션을 달아줄 자식도 이를 달고 다닐 부모도 갈수록 줄어든다. 신의 꽃이란 의미와 카네이션에 담긴 정신은 존경과 사랑 감사의 마음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란 어려운 사실이다. 회사 학교 등 사회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제1의 희생양은 가족이 되기 일쑤다. 이는 가족이 자신의 행동을 모두 포용하고 이해해줄 것이라는 무의식중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5월은 가정의 달,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거나 홀대했던 가족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는 어쩌면 가장 소중한 가족에게 남보다 더 소홀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해 보자.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편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상처를 주고 했던 가족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표현해보면 어떨까?

지금 우리나라는 이혼과 별거,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가 이제는 거대한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다. 정으로 엮여야 할 사회는 분열되고 개인주의의 창궐로 충돌조절장애환자가 급증한다. 우리민족은 수많은 외침과 내우 그리고 가난 속에서 우리 가족을 지키고 민족을 지켜 지금의 번영을 일궈내기까지 지주가 됐던 그 빛나는 자산은 무엇이던가? 5월은 희망이다. 가족과 가정이 곧 희망이기 때문이다. 점점 이기적이고 각박해져가는 사회와 우울한 미래예측을 뒤집는 묘안이 있다면 단 하나 효(孝)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 정부도 우리 민족정신인 효를 배양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불효하고 잘사는 자식 없고 내가 효도하지 않으면 훗날 내 자식도 내게 효도하지 않을 것이다. 효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며 모든 행위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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