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의 증상과 치료…1차 통풍발작 후 약 복용 중단하면 만성통풍 불러
통풍의 증상과 치료…1차 통풍발작 후 약 복용 중단하면 만성통풍 불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5.17 14:49
  • 호수 6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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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급성통풍발작… 요산 낮추는 치료 받아야

술에는 요산 발생시키는 물질 함유… 통풍 환자, 진한 고깃국물도 주의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 어르신(72)은 몇 달 전 잠을 자다가 극심한 통증 때문에 부랴부랴 응급실에 가야 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에서 시작한 통증이 극심해져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현재 김 어르신은 약물치료와 식습관 조절로 요산 수치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관절의 연골이나 힘줄 등 조직에 요산이 쌓여 발생하는 질병이다. 요산이 발생하는 원인은 퓨린 때문이다. 술과 고기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한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독성이 강한 부산물인 퓨린이 발생하는데, 이 퓨린이 간에서 해독되면서 생기는 물질이 요산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통풍 환자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30만8725명에서 2018년 43만953명으로 39.6%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90% 이상으로 월등히 높은데, 이는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을 제거하는 시스템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또 요산 발생은 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음주량이 많은 것도 한 요인으로 설명된다. 

◇통풍의 증상

정상적으로는 100개의 요산 찌꺼기가 만들어지면, 100개가 콩팥을 통해 몸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러나 100개 중 50~60개 정도밖에 배출하지 못했을 때 남은 요산이 과포화된 상태로 피 속에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콩팥, 혈관 등에 쌓이게 된다. 이렇게 과잉으로 쌓인 요산이 고체 상태로 변해 요산 결정을 만들게 되고, 몸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통풍 증상들이 발생하게 된다. 

통풍의 증상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부터 심한 통증을 부르는 것까지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아무런 증상이나 고통이 없는데 요산 수치가 높아 통풍으로 진단받은 경우를 말한다. 보통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요산 수치가 높게 나온 경우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요산 결정이 있는지 확인하고, 요산 결정의 형태를 분석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는 “발가락이 아프거나 요산 수치가 높다고 모두 통풍인 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적절한 치료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비롯해 방사선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이 지속될 경우 급성 통풍 발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급성 통풍 발작은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발작이 나타나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겪게 되고, 요산이 쌓인 부위가 심하게 부어오르게 된다.  

통증은 4~5일 정도 지속되다가 사라지고, 부기가 해소되며 관절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된다. 첫 번째 발작 이후 거짓말처럼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기간을 간헐기 통풍이라 부르는데, 이때 치료를 꾸준히 받지 않으면 만성 결절성 통풍이 된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환자는 첫 번째 발작 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두 번째 발작을 경험하게 된다.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는 “간헐기 통풍 때는 치료를 중단하고 싶은 마음에 의사와 상의 없이 약을 먹지 않는 환자가 많다”며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요산 덩어리가 쌓여 만성 결절성 통풍이 된다”고 말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관절의 연골이나 힘줄 등 조직에 요산이 쌓여서 발생한다. 요산이 쌓이기 쉬운 부위는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분인 근저부 관절, 발등, 발목 등이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관절의 연골이나 힘줄 등 조직에 요산이 쌓여서 발생한다. 요산이 쌓이기 쉬운 부위는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분인 근저부 관절, 발등, 발목 등이다.

 ◇통풍의 치료

통풍의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식습관 및 생활 습관 조절이 있다. 통풍은 단계에 따라 다른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첫 번째이고, 원인이 되는 요산을 낮추는 것을 두 번째 목표로 한다.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상태 교수는 “통풍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콜히친, 비스테로이드 항염제, 자이로릭, 페브릭 등 다양하지만 환자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므로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면서 부작용 발생 여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급성 통풍 발작을 치료한다고 해도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지 못한다면 통풍은 이내 재발하게 된다”며 “의사와 상의한 후에 자신에 맞는 약을 찾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약물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식습관을 조절하고,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맥주와 막걸리의 경우 주성분인 곡물에 통풍을 일으키는 퓨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체내 요산이 갑자기 증가할 수 있다. 

또 음식을 먹을 때는 되도록 퓨린이 적게 함유되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중앙대병원 영양관리팀 김다솜 영양사는 “통풍 환자는 퓨린을 많이 함유한 고등어나 꽁치, 정어리, 청어, 멸치 등 등푸른생선을 피해야 하고, 닭곰탕이나 사골 등 진한 고깃국물에도 퓨린 함량이 많아 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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