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술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장 “경로당 회비 자율에 맡겨… 지회 운영 간섭 바람직하지 않아”
배기술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장 “경로당 회비 자율에 맡겨… 지회 운영 간섭 바람직하지 않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5.31 14:26
  • 호수 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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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버스 두 번 갈아타고 출근… 성실하게 근무하는 직원 보니 든든해  

담양군지회장 시절 전남에서 첫 한궁대회 개최… 전 경로당에 보급

“중앙회와 시·군 지회의 중간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지난 5월 초 선출된 배기술 전남연합회장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각오를 밝혔다. 연합회가 지회에 군림하는 기관이 되지 않고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가겠다는 얘기다. 

배 연합회장은 “(담양군)지회장 시절 연합회가 이런 일들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며 “지회의 다양한 의견들을 중앙회에 전달하고 동시에 중앙회의 의도가 지회에 정확히 전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기술 연합회장은 담양군지회장(2012년 5월~2019년 3월)과 전남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5월 말, 전남 무안군 삼향읍에 위치한 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나 노인회에 바친 열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출·퇴근의 어려움은 없는지.

“담양에서 버스 타고 광주로 나와 무안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사무실 도착하기까지 2시간 남짓 걸린다. 일주일에 사흘 나와 업무를 본다.”

-부임한지 한 달이 채 못 됐다. 소감이라면.

“과거 몸담았던 지회는 경로당이 350여개인데 반해 전남연합회는 300여개 분회, 9000여개 경로당을 두었다. 우선 숫자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아 관리하기 쉽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렇지만 봉사정신을 갖고 성실하게 근무하는 직원들을 보는 순간 마음이 든든해졌다.”

-어떤 연합회장이 될 것인지.

“지회장 시절 ‘연합회의 위치가 과연 어디냐’고 자문한 적이 있다. 중앙회에서 받은 것을 전달만 하는 게 연합회의 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는 중앙회 일을 지회에 소상히 알려주되 지회의 건의사항도 종합해 연합회에서 처리할 건 하고 위로 잘 전달할 것이다.”

-지회장 시절 아쉬웠던 점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지회장들이 정관이나 운영 규정이 수시로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고충을 털어놓는다.”

-예를 들면.

“가까운 예로 지회장 선출 시 대의원 제도이다. 과거 대의원들이 모여 지회장을 선출했던 것을 폐기하고 분회장이 선출하도록 했다가 다시 경로당 회장들에게 투표권을 주었다. 지회가 시행도 하기 전 유보되고 폐기되는 일이 반복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의원 제도가 좋다는 얘기인가.

“경로당 회장이 400명 가까이 되는 지회의 경우 비용도 많이 들고 장소도 마땅치 않다. 그런 점에서 대의원제가 합리적이라고 본다. 중앙회도 대의원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나. 전남연합회 대부분 지회장들은 대의원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

-이번 전남연합회장 선거는 어땠는가.

“전남연합회 22개 시·군 지회의 부회장들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를 치렀다. 과거에는 70여명의 대의원들이 연합회장을 뽑았다.”

-이번 선거 당선 비결이라면.

“전체 지회를 몇 바퀴 돌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당선의 우선 조건은 거짓이 없고 성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세워야 하고 ‘저 사람 같으면 해 내겠다’는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주요 공약은.

“앞에서 언급한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이다. 그리고 연합회의 지회에 대한 감사는 계획과 시행 과정에서 명분이 분명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무슨 말인가.

“지회에 대한 감사는 연초에 계획을 세워 고지하는 식의 수순을 밟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갑자기 감사한다고 하면 지회로선 수용하기 힘들다. 가령 전년도 연합회로부터 최우수를 받았던 지회를 다음해 느닷없이 감사를 하겠다면 수긍을 하겠는가.”

배기술 전남연합회장(중앙)이 연합회를 방문한 김 홍 노인지도자대학장(배 회장 왼쪽) 일행을 맞아 기념촬영했다. 오른쪽 끝이 정순섭 사무처장.
배기술 전남연합회장(중앙)이 연합회를 방문한 김 홍 노인지도자대학장(배 회장 왼쪽) 일행을 맞아 기념촬영했다. 오른쪽 끝이 정순섭 사무처장.

배 연합회장은 이밖에도 ▷경로당 회비 납부는 지회의 자율적 결정 존중 ▷연합회, 지회 포함 직원 보수의 합리적 체계 확립 ▷연합회 주관 연석회의나 합동직무교육을 사무처장 등 각 협의회에 활용 등을 공약에 넣었다.

-경로당 회비 납부는 의무 사항이기도 하다.

“경로당 회비는 지회의 실정에 맞게, 지회장의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지 연합회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배 연합회장은 “실제로 담양군지회장 시절에 경로당 회비를 낼 여력이 없는 경로당에 대해선 회비를 받지 않았고, 받더라도 제일 적은 액수를 그것도 한해의 절반만 받았다”고 말했다. 배 연합회장은 담양 출신으로 30여년 교직에 몸 담았다. 명예퇴직 후 체육·문화 등 각종 사회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담양군의회 의장을 지냈다. 전임 담양군지회장의 권유로 노인대학장을 맡으면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지회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치러진 선거에서 지회장에 추대됐다. 2016년 5월 연임됐다. 문교부 장관상(1988년), 대통령 표창(1995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2018년) 등 수상.

-군의회 의원 활동 중 기억나는 일은.

“과거 담양의 학생들은 대입 수능을 치르려면 광주나 목포까지 나와야 했다. 담양에서 수능시험을 보도록 해 지역에서 큰 호응을 받았었다.”

-노인대학장으로서 한 일이라면.

“제가 교육계에 오래 몸담았던 경력을 보고 그 자리를 맡아달라고 했던 것 같다. 1년여 있으면서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애썼다. 한 달에 1회였던 수업을 2회로 늘리고 강사진에 신경을 썼다. 지인인 대학교수를 강사로 초빙하고 강사료도 규정에 맞춰 올렸다.”

-탁월한 지회 운영도 선거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낡은 지회 건물을 리모델링해 쓸모 있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지회장실, 사무실에다 노인대학장실도 새로 만들었고 2층 건물 옥상에 지붕을 씌웠다. 군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배 연합회장은 이어 “읍·면 분회에 보조금을 지원했고 600여명의 노인들을 일자리, 취업 알선, 재능나눔활동에 참여시켰다. 종합병원과 자매 결연을 맺어 의료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전남에서 담양군지회가 한궁을 가장 먼저 도입했다. 한궁을 잘 몰랐던 2013년에 담양군은 벌써 한궁대회를 개최했을 정도였으니까. 군수에게 한궁대회 개최 사실을 알리고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 전 경로당에 한궁을 보급하고 그해 열린 전국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배기술 전남연합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노인의 역할과 관련해 “80대 이상 노인들은 고생 많이 하신 분들이다. 그분들을 존경해야 하며 무엇이 필요하다고 하면 반드시 도와드려야 한다. 어른은 받기만 할 게 아니라 자기 할 일을 해야 존경 받는다. 어른이 사회를 이끌고 나가야지 사회 변화에 모른 척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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