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 등 공원 활용해 야외쉼터 개설…어르신들 쉬며 즐기는 ‘쌈지놀이터’ 뜬다
서울‧인천 등 공원 활용해 야외쉼터 개설…어르신들 쉬며 즐기는 ‘쌈지놀이터’ 뜬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6.07 09:46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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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서울 강동구, 2016년 배회하는 어르신 대상 첫 개설… 13곳으로 늘어

인천 중구, 공원 3곳서 여가프로그램 진행… 서울 동작구도 1호 개설

경로당, 복지관에 이어 놀이터가 제3의 노인여가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 청춘놀이터(위)와 서울 강동구 쌈지놀이터에서 프로그램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모습. 

“노인이 돼서 애들이나 가는 놀이터에 놀러 올 줄은 몰랐어요.”

지난 6월 3일 서울 강동구의 한 놀이터에서 만난 최경자(76) 어르신은 이렇게 말했다. 가끔 산책을 위해 놀이터 주변을 배회하긴 했지만 동년배 노인들과 어울리기 위해 놀이터에 간 적은 없었다고 했다. 물론 최 어르신이 방문한 놀이터는 일반 놀이터가 아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쌈지놀이터’로 운영방식 등이 완전히 다르다. 최 어르신은 “그늘에서 쉬면서 담소도 나누고 간간히 문화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강동구, 인천 중구 등에서 조성하고 있는 ‘쌈지놀이터’가 경로당과 복지관에 이어 새로운 여가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쌈지놀이터는 서울 강동구에서 처음 개설한 것으로 마땅히 갈 곳 없는 어르신들이 주로 모이는 공터, 거리 벤치 등의 공간에 등받이 의자, 햇빛가리개 등을 설치해 편히 쉴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 야외 쉼터로서 늘 열어 두지만 동절기와 혹서기에는 어르신 건강을 감안해 문화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는 등 유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동구는 2016년 6월 쌈지놀이터 1·2·3호를 먼저 시범 운영한 뒤 올해 4월 4곳을 추가하는 등 13호까지 확대했다. 관내 노인복지관 등과 연계해 만 6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열린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등 배움터로도 활용하고 있다. 열린프로그램은 주로 시니어가 많이 모이는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진행한다. 미술심리치료, 웃음건강체조, 치매예방, 노래교실, 건강·심리·복지·법률 상담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노인복지관과 달리 월 1~2회로 횟수가 적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어르신 마을활동가’를 양성해 이용자들이 관리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어르신 마을활동가는 놀이터 당 10명 내외로 쌈지놀이터의 환경 정화와 함께 노숙인, 비행 청소년의 상습 이용 방지를 위해 활동한다.

하지만 경로당‧복지관이 있는데도 새로운 시설을 만든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올해 개관한 10~13호는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정자를 재정비해 쉼터를 조성했다. 어르신과 어린이가 함께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1·3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간으로 변화를 모색한 것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놀이터가 어르신들의 편안한 쉼터로서 여가문화 발전과 ‘건강도시 강동’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동구에 이어 동작구와 인천 중구도 쌈지놀이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동작구는 지난달 21일 상도4동에 위치한 도화공원에 ‘청춘놀이터’ 1호를 개설했다. 쌈지놀이터와 마찬가지로 경로당이나 복지관 등 노인여가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어르신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방문해 다양한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만들어졌다.

상도4동 일대는 지대가 높고 언덕이 많아 인근 어르신들의 이동에 제약이 많았다. 그나마 비교적 완만하고 산책로 조성이 잘 돼 있는 도화공원이 어르신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이에 동작구는 2000만원의 예산을 활용해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고 앞서 4월 수요조사를 통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건강체조를 중심으로 매주 1회 이상 여가문화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답동소공원에 쌈지놀이터 1호점을 개설한 인천 중구도 올해 자유공원과 영마루공원에 2‧3호점을 개설하며 본격적인 확대에 나섰다. 매주 한 차례 이상 전통놀이체험, 체조, 각종공예품 만들기 교실, 치매예방 상담 등 어르신이 선호하는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호평 받고 있다.

홍인성 인천 중구청장은 “노인이라면 누구나 아무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쌈지놀이터를 마련했다”면서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쉬고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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