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다채로워진 시니어 대상 서비스…책 배달하고 사서가 읽어준다
도서관의 다채로워진 시니어 대상 서비스…책 배달하고 사서가 읽어준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6.07 09:51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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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천안 성환도서관, 경로당 방문해 책 읽어줘… 어르신들 “그날 기다려”

부천 상동도서관은 소설 속 주요배경 방문하는 문학원정대 운영 호평

최근 도서관들이 시니어 독서인구를 늘리기 위한 책 배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천안 성환도서관 사서가 경로당에 방문해 직접 책을 읽어주는 모습.
최근 도서관들이 시니어 독서인구를 늘리기 위한 책 배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천안 성환도서관 사서가 경로당에 방문해 직접 책을 읽어주는 모습.

“한 달에 한 번씩 직접 와서 책을 읽어줘 반응이 좋아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신가1리경로당 이일수 회장은 천안 성환도서관이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순회문고 책 배달서비스와 행복한 노년 프로그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선별해 가져다주는데 그치지 않고 전문 사서가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읽어줘 독서 효과를 높인 것이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반응이 신통치 않던 회원들이 이야기에 빠져들어 다음 일정을 기다릴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도서관들이 노인 독서 인구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해 주목받고 있다. 경로당에 책을 배달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읽어주거나 책과 연관된 답사 및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흥미를 높인 것이다.  

성환도서관은 4월부터 신가1리경로당을 비롯해 지역 경로당을 매월 1회 방문해 책 배달과 함께 책을 읽어드리고, 재능 기부자를 활용한 웃음치료 등 레크레이션을 진행해 호평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청소년과 함께 하는 어르신 자서전 만들기, 문해교실 등을 운영하며 소통해온 도서관은 어르신들이 도서관에 오가는 것이 힘든 것과 노안 때문에 책을 기피하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기존 순회문고를 개선해 경로당에 책을 배달하게 됐고 어르신들이 겪는 독서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큰글자 도서와 비교적 이해가 쉬운 동화책을 선정해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전문 사서가 동화책을 직접 읽어줘 글을 못 읽는 어르신들에게도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성환도서관 관계자는 “어르신들과 대화를 통해 책을 다양화해 보다 많은 분들이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 소하도서관도 관내 경로당 10곳을 선정해 ‘찾아가는 실버도서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북큐레이터들이 큰글씨 도서를 중심으로 건강, 자연, 취미, 여행, 그림책, 전래동화 등 선정한 도서 200권을 경로당 별로 매달 20권씩을 순회 배달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 세대 간 교류와 공감의 시간을 갖고자 광명시청소년수련관 청소년자원봉사단과 연계해 ‘경로당 방문 책 읽어드리기 및 말벗 되어드리기’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옛청사에 설치된 서울도서관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7월 16일까지 독서와 교양강좌를 결합한 ‘어르신, 오늘을 누리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강관리와 치매예방법, 관계 맺기 등과 관련된 ‘100세 시대 노년의 건강관리’, ‘노년의 인간관계의 마술! 공감스피치기법’ 등 7가지 주제를 선정, 각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하는 강연과 소통의 시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어르신의 책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7가지 주제와 관련된 책들도 소개한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이번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노인 세대를 위한 책과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이용률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천시립상동도서관 ‘꽃보다 청춘 문학원정대’.
부천시립상동도서관 ‘꽃보다 청춘 문학원정대’.

경기 부천시립상동도서관은 60대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꽃보다 청춘 문학원정대’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문학원정대는 유명 소설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직접 답사해 문학적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5월부터 6월 5일까지 진행된 3기 문학원정대는 ‘서울 문학 기행’을 주제로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과 교수가 3회의 강연과 문학탐방을 진행한다. 3주간 진행된 강연을 통해 이광수,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의 작품들을 탐독한 어르신들은 6월 5일 책의 배경이 된 옛 화신상회, 미스코시백화점, 조선은행 등이 있던 명동과 종로, 청계천을 둘러봤다. 

노인을 비롯한 주민들이 원하는 책을 사서 읽고 이를 반납하면 책값을 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서울 서초구는 6월 18일부터 지역서점에서 구매한 도서를 30일 이내에 반납하면 구매 금액 전액을 환불해주는 ‘서초 북페이백 서비스’를 실시한다.

도서관에 없는 신간도서일 경우 지역서점에서 바로 책을 구매해 깨끗하게 읽은 뒤 서점에 반납하면 된다. 반납된 도서는 서점이 관내 도서관에 납품해 비치된다. 희망도서를 신청해 도서관에 도서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인기 베스트셀러 도서는 특별히 서초구가 규정을 완화해 최대 20권까지 환불해주고 도서관에 비치할 예정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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