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돼지열병, 북한까지 번져 초비상… 공항 등 철저한 방역으로 유입 막아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돼지열병, 북한까지 번져 초비상… 공항 등 철저한 방역으로 유입 막아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6.07 09:54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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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하 돼지열병)이 북한으로 번지면서 국내 유입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돼지열병 유입을 막기 위해 접경 지역에 방역태세를 가동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북한은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돼지열병이 발생한 사실을 보고했다. 발병 장소는 압록강 인접 지역인 자강도 우시군에 있는 한 협동농장이다. 정부는 경기‧강원도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하고, 방역상황을 점검했다. 검사 결과 아직 접경지역에서 돼지열병 의심 증상을 보인 농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돼지열병은 구제역과 달리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육박하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처음 발병했고, 이후 베트남‧캄보디아‧홍콩 등 아시아 전역에 퍼지고 있다. 주로 감염된 돼지의 눈물, 침, 분변과 같은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된다. 사람은 먹거나 접촉해도 상관없지만,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이 감염되면 피부에 푸른 반점과 충혈이 생기다 10일 이내에 폐사한다. 중국에서는 첫 발생 이후 반년 만에 전역으로 확산된 바 있다. 

감염 매개체로는 멧돼지가 있다. 멧돼지는 이 병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이 때문에 북한과 접경지역에 사는 멧돼지를 통해 바이러스가 국내에 확산될 우려가 높다. 방역 당국은 비무장지대를 두고 남북 양쪽에 이중 철책이 설치돼 있어 멧돼지 이동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감염된 멧돼지 사체가 임진강‧서해 등을 통해 떠내려와 국내로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남아 있다. 

또 돼지 사료로 쓰이는 음식물 쓰레기도 돼지열병을 퍼뜨리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김아영 충북도 동물방역과 담당은 “바이러스를 가진 햄버거 패티와 샌드위치 찌꺼기를 돼지에게 먹이면 병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생존력이 높아 냉장‧냉동육에서 수년간 살아남고, 햄이나 소시지 등으로 가열된 뒤에도 몇 달간 남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돼지 열병 발생 지역 여행자들은 축산물이나 가공식품을 들여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있는 가공식품을 먹고 남긴 음식물을 ‘잔반 돼지(사료 대신 남은 음식물을 먹는 돼지)’가 먹을 경우 돼지열병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출입국 검역망’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돼지열병을 확산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로 검역망을 뚫고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돼지 가공식품을 지목하는 것이다. 또 축산업 종사자들이 해외여행이나 견학 등으로 외국에서 바이러스를 유입할 수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공항과 항만에서 모든 수하물에 대해 엑스선 검사를 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축산물을 들여오거나 돼지열병 발생국의 돼지농가를 방문하는 일을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6월 5일 정부는 “당장은 아니지만 양돈 농가에서 남은 음식물을 돼지 먹이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며 “불가피한 경우라도 열처리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은 음식물 사료를 먹일 경우 80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열처리한 후 먹여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돼지열병 차단을 위해서 정부는 철저한 감역과 방역으로 유입을 막고, 북한과 방역 공조 방안을 협조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모든 구멍을 막을 수는 없다. 축산 농가와 관련 지역 방문객들이 방역매뉴얼에 따른 조치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돼지열병은 한번 발병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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