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식 대한노인회 울산 울주군지회장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중요… 읽고 쓰고 외우면 치매 예방돼”
김임식 대한노인회 울산 울주군지회장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중요… 읽고 쓰고 외우면 치매 예방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6.07 10:16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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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40년 교육계 헌신… 퇴임 후 향교에서 중학생 인성교육 실시

지난해 경로당활성화 최우수·재능나눔활동 우수기관으로 선정

대한노인회 울산연합회는 5개 구·군 지회를 두었다. 그 가운데 울주군지회가 경로당(395개), 회원 수(1만5000여명)가 가장 많다. 김임식(76) 울주군지회장은 “울산연합회 산하 경로당 중 반 이상이 우리 군에 있으며 면적도 가장 넓다”면서도 “사업 할당은 가장 먼저 받지만 복지 혜택은 가장 늦게 받는 지회”라며 웃었다. 이어 “치매안심센터만 해도 우리가 가장 늦게 설치된 게 그 예”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초, 울주군 언양읍 장터 가운데 위치한 지회 사무실에서 만나 지회 운영 철학과 40여년 교육계에 헌신한 삶을 들었다.

-울산연합회가 올해 대통령기 전국노인게이트볼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전에 연합회에서 대회 평가회가 있어 거길 다녀오는 길이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불상사 없이 치러진 데 대해 서로 감사하고 격려하는 자리였다. 우리 직원 8명이 시·도 별로 맡아 점심식사, 경기장 안내 등의 일을 잘 수행해 박수도 받았다.”

-울주군은 어떤 곳인가.

“도농복합도시로서 KTX역이 들어서면서 울산 시민들이 이곳에 들어오고 싶어한다. 최근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아파트 경로당도 늘고 있다.”

울주군 전체 인구는 23만여명, 65세 인구는 2만9400여명이다. 반구대 암각화, 영남알프스(해발 1000m 넘는 산이 10개), 통도사, 바닷가 등 자연을 두루 갖춘 지역으로 볼거리가 풍부하다. 미나리와 언양불고기가 유명하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아파트 경로당이 80여개이고 나머지가 기존의 경로당으로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다 들어가 있다. 한궁도 280여개 경로당에 보급했다.”

-한궁대회도 열고 있는지.

“지난해 울주군이 중앙회로부터 재능나눔활동사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표창패를 받았다. 한궁 덕분이다. 회원들이 자비로 한궁협회 심판 자격증을 딴 후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재능나눔으로 한궁을 지도한다. 분회마다 한궁지도자가  3,4명씩 있고 그분들이 인접한 경로당에도 한궁을 전파한다. 읍·면 대회서부터 지회장기, 군 전체 대회까지 한궁대회가 활성화돼 있다.”

-전국 규모의 한궁대회 성적은 어떤가.

“최근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전국한궁대회에 여성 단체 3위를 했다.”

-한궁이 활성화된 배경은.

“머리와 함께 오른손, 왼손을 같이 써 치매예방에 좋은 것으로 안다.”

-한궁 지원은 어디서 해주는가.

“군에서도 해주고 한궁협회에서도 일부 지원해주었다.”

-울주군은 울산시와 울주군 양쪽에서 지원을 받는가.

“주로 군 지원을 받으며 냉난방비 같은 경우는 국비 지원이다.”

울주군지회는 경로당활성화 최우수지회로서 중앙회로부터 올해 2월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

-경로당활성화를 어떻게 했나.

“경로당마다 특색사업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온양읍분회는 30여개 경로당에 저금통을 갖다놓고 오고가며 동전을 넣는다. 저금통 돈을 함부로 꺼내지 못하도록 분회장이 열쇠를 갖고 있다(웃음). 한해 모은 돈으로 노래자랑도 하고 음식도 나눠 먹고 하루 축제를 펼친다. 서생면분회는 밭에 고구마, 감자 등을 경작·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어려운 노인을 돕는다. 경주 쪽 분회에선 밭에서 기른 배추를 가져다 지회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김임식 울주군지회장이 총무부장(오른쪽 끝) 등 직원들과 사무실 현관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은 “사무국장, 경로부장은 경로당 관리로 한달 20일 이상 출장 중이라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임식 울주군지회장이 총무부장(오른쪽 끝) 등 직원들과 사무실 현관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은 “사무국장, 경로부장은 경로당 관리로 한달 20일 이상 출장 중이라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울주군지회는 지난해 회원배가운동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김 지회장은 “65세 이상은 대상자를 찾기 어려워 경로부장 3명이 경로당마다 찾아다니며 땀 흘린 결과 60세 이상의 특별회원을 많이 영입했다”고 말했다.

-지회 운영 철학이라면.

“가장 중요한 게 화목이다. 분회장하면서 겪어보면 할머니들이 언쟁이 잦다. 황희 정승이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는 식으로 (국사를)처리하듯 양쪽 말을 다 듣고 예, 예하면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자기들끼리 해결을 본다. 어느 한편을 손들어주면 싸움이 커질 뿐이다. 경로당 회장, 사무장이 모인 자리에서 늘 ‘제발 소리 나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조금씩만 양보하면 저절로 해결되는 게 경로당 일이다.”

김임식 지회장은 교육자 출신이다. 40년 가까이 교단을 지키며 교장, 장학사 및 장학관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울주군지회 언양읍분회장을 거쳐 2018년 4월, 지회장이 됐다. 

-평생 제자 양성에 헌신했다.

“울주군에 학교가 대여섯 개에 불과한데다 여학교에 오래 근무해 10여년 전만해도 거리에서 만나는 여성 대부분이 제자들이었다. 요즘은 나이가 비슷해 경로당에서 서로 만나는 사이가 됐다(웃음).”

-교육자로서 보람이라면.

“제가 열심히 가르친 대로 학생들이 배우고 부기·주산 등 자격증을 얻어 원하는 직장에서 인정받으며 일하는 모습을 볼 때 성취감을 느꼈다.”

-군청에도 제자들이 있을 텐데 도움이 되겠다.

“군에서 잘 해주는데 특별히 도움 받을 일이 뭐 있겠나.”

-대한노인회와의 인연은.

“먹고사는데 바빠 어머니를 모시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다. 제가 살던 언양 두산위브아파트단지에 경로당을 창설해 경로당 회장을 4년간 했다.”

김 지회장은 “경로당 회장을 그만두려는 시점에 주변으로부터 언양읍분회장을 맡아달라는 권유를 받고 분회장을 겸임했다. 분회장을 그만둘 즈음 울주군 지회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주변의 권유로 지회장 선거에 나서 단독 추대됐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은.

“한궁 하나로는 부족해 파크골프, 그라운드골프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치매예방에 전력할 생각이다. 아프지 말고 오래 살아야 한다. 치매는 본인도 가족도 고생이다.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쓰고, 읽고, 외우고 그 다음 걸어야 한다. 노인대학에서 천자문이나 사자성어를 가르칠 계획이다.”

-대한노인회 교육총괄본부에서 세대 갈등 완화 강사양성교육(6월 11~14일)을 개최한다. 교육자로서 어떤 생각을 갖는가.

“과거에는 세대 갈등 같은 게 없었다. 학교에서 나와 보니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느꼈다. 은퇴 후 오히려 더 공부를 많이 했다. 사서삼경부터 주역에 이르기까지 7~8년간 책을 들여다봤다. 언양향교에서 4년간 중학생 대상으로 인성교육도 해봤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 아이들이 빵·우유만 먹고 교재는 가져가지도 않더라.”

-세대 갈등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가족 간의 대화가 없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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